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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칼럼〕기업 문화참여 지평 넓힌 ‘헤럴드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창단 연주’, 힘찬 울림의 지휘
문일근(음악평론가)

기업의 문화 참여는 경제적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자본주의적 관점만이 아니다. 한 나라 국민의 문화 의식을 고취시킨다는 점에서 그 영향은 대단히 긍정적이다. 지난 8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는 ㈜헤럴드(헤럴드 경제. 코리아헤럴드)에서 창단한 오케스트라의 힘 찬 울림이 상임 지휘자인 김봉미의 지휘로 이루어졌다.

첫 곡은 새롭게 출발하는 오케스트라답게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중 ‘개선 행진곡‘의 힘찬 울림으로 창단의 의미를 당당하게 알렸다. 이후 전반은 네 명의 한국 최고 솔리스트들이 청중과 함께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기악은 바이올린의 김응수가 생상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를 연주, 이 작품이 지닌 프랑스 특유의 소박함과 테크닉이 넘치는 곡을 우아함과 순수함이 넘치게 들려줬다.

트럼펫의 안희찬은 아르방의 ’베니스의 축제‘의 화려하면서도 고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이 곡을 유려하면서도 멋지게 펼쳐 주었다. 성악은 오페라 아리아와 듀엣이 노래됐다. 소프라노 오 은경이 베르디 ‘리골레토’중 ’그리운 이름이여‘가 지닌 마음속에 있는 임에 대한 애절함을 은은한 그리움으로 노래했다. 테너 이 정원은 푸치니의 ’투란도트‘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낭랑한 고음의 멋을 살려 힘차게 노래해 주었다. 오 은경과의 듀엣으로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중 ’축배의 노래‘로 전반 무대의 열정과 힘찬 시작점을 멋지게 마무리 하고 있었다.

이 연주가 기업의 문화 참여라는 목적으로 이루어진 만큼 그 의미를 살려 실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오케스트라가 그 의미에 얼마나 부합하고 발전시켜 나가느냐는 이날 결과의 관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라면 결국 오케스트라의 성격을 좌우하는 게 지휘자의 역할이고 당연히 김봉미의 음악 미는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김봉미의 음악에는 고전적 음악미의 구조적 형태가 있다. 그것은 온유함에 의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음악에서도 계몽적 성격을 지닌다. 듣는 사람들에게 음악이 어렵지 않게 다가가게 하면서도 음악형식을 분명하게 들려준다. 그 음악에는 따뜻함이 느껴져서 감성적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4명의 솔리스트와 함께 할 때도 그들의 음악적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게 해서 청중과 자연스럽게 교감하게 하였다. 그것은 음악에 대한 소박함을 갖게 해서 이해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후반에 연주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에는 이 작곡가 특유의 강렬함이 있다. 심성을 자극하는 선율이나 호소하는 화음에는 이 작곡가의 러시아적 개성이 드러난다. 그러나 김봉미의 음악에는 그 강한 의지를 온화하게 들을 수 있게 한다. 그러면서도 성격적이고 개성 넘치는 아름다움을 살려내고 있다.

그의 음악적 구성의지는 오케스트라 각 악기에 대한 해박함에서 출발된다. 여기에 자신의 음악에 대한 확신을 전제로 연주된다. 그것은 자칫 러시아 특유의 암울함에 빠지기 쉬운 이 곡을 듣는 것만으로도 이해되고 곡의 의미를 파악하게 하는 역할을 하게 한다. 이런 결과는 이제 출발하는 창단 연주면서도 오케스트라가 지닌 웅장함과 설득력을 계몽적인 요소로 바꿔 들려준 것이다. 그래서 이들의 미래는 기대감이 넘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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