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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두려운 변화…그래도 맞다면 도전”
- 오토금융 혁신한 현대캐피탈 강태진 이사
고객 자금상황 맞춘 상품 개발 주도
월별 차값 알려 車구매 유도 견인차


쇄신하지 못하는 기업은 망했다. 시대를 따라가기만 했던 기업은 설 자리를 점점 잃었다. 영원할 줄 알았던 기업도 하루아침에 몰락하는 세상이다.

우리나라 자동차할부금융의 대표 기업인 현대캐피탈은 과거 10여년간 “연 이자 몇%에 몇개월 할부입니다”만 외쳐댔다. 고객의 월급이 얼마든, 고객이 달마다 차값으로 얼마를 낼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외면했다. 잘 나가는 현대ㆍ기아차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공급자 중심이었다.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통로는 ‘금리’였다.

이 회사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시장점유율이 떨어졌다. “한순간이겠지”라며 방심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영속성을 보장받지 못한다.

자기혁신이 필요했다. 2012년 5월 이 회사에 둥지를 튼 강태진(43ㆍ사진ㆍ오토사업본부 부본부장) 이사는 위기를 직감했다.


굴삭기를 해외에 팔아보고, 외국계 은행에 근무하면서 국내 은행이 엄두도 못낸 새로운 도전을 하고, 홈쇼핑에서 물건도 팔아본 강 이사는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의 정체를 경험하게 된다.

문제 해결의 시작은 자기 반성이었다. 그는 “현대ㆍ기아차의 국내 시장점유율과 현대캐피탈 자동차금융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었다”면서 “그런데도 우리는 기존 상품체계와 판매채널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고객의 니즈는 다양합니다. 고객이 자신의 자금상황에 맞춰 차량을 보다 쉽게 살 수 있게 하기 위해, 상품구조를 ‘월납입금’에 기반한 형태로 바꾸고 영업사원을 지원해야 했습니다.” 무형의 상품인 ‘금융’을 카매니저에게만 맡길 수 없었다.

고객은 어떤 차를 살지 우선 고민한다. 이어 자금사정을 생각한다. 강 이사는 상담과정에서 고객이 자연스럽게 금융상품을 접하도록 상품 이름을 ‘현대캐피탈 신차할부’에서 ‘자동차 구매프로그램’으로 바꿨다.

또 가격표에 차값과 함께 한달에 얼마를 내야 하는지 표시했다. 고객은 자연스레 금융에 관심을 가졌다. 카매니저들은 금융교육을 원하기에 이르렀다.

직영대리점과 자영업자 대리점으로 이분화된 판매채널도 정비 대상이었다. 직영점은 정규직 중심으로 재편했다. 자영업 대리점주들에게는 소속감을 심어줬다. 현대캐피탈의 파트너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감성터치도 곁들였다. 전국의 상담ㆍ고객지원 조직은 하나가 됐다. 고객의 구매성향에 맞는 상품체계 개편에다 판매채널 지원이라는 ‘스테이지(Stage) 2’ 사업모델의 결실이었다.

‘마켓리더’의 쇄신은 어렵다. 기존 판을 흔드는 변화를 두려워한다. 강 이사와 현대캐피탈은 이런 안일함을 깼다. 강 이사는 “현대캐피탈은 도전적이다. 인사이트(통찰)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국내 시장은 좁다. 그래서 현대캐피탈은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래야 해외진출이 용이하다. 그는 강조한다. “맞다고 생각하면 실천해야 한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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