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연은 올해 5월 초연됐으며, 당시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냈다. 지난 10일에는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초대되기도 했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공연을 통해 초기 창극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장치로 분창(分唱)과 공연장 등을 꼽았다.
분창은은 한 소리꾼이 여러 배역을 맡아 노래하는 형태다. 이번 공연에서는 7명의 소리꾼이 10가지 배역을 소화한다. 역할별 연기자가 구분되는 서구식 공연과 달리,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창극은 창자(唱者)가 동시에 다양한 역할을 맡아 연기한다.
초기 창극이 선보였던 공연장의 관람 분위기도 재현했다. 이번 공연은 전자 음향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풍류방 형태 130석 규모의 소극장 ‘풍류사랑방’에서 선보인다. 맨발로 방석 위에 앉아 접할 수 있는 공연장에서는 소리꾼의 숨소리와 땀방울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특별히 출입구 주위로는 천으로 가림막을 설치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원조 토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대한민국 대표명창 안숙선 민속악단 예술감독이 공연 전체를 이끄는 명창역과 자라 어머니, 자라 아내를 동시에 맡았다.
주인공인 토끼, 갈치, 조개 역할은 김현주(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와 조정희(국립국악원 민속악단)가 소화한다. 자라역은 김대일(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이, 용왕역은 정민영(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이 담당한다. 수궁 신하들로는 유미리(국립국악원 민속악단)와 이주은(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출연한다.
주인공 토끼 역할의 경우 한 무대에서 두 명의 창자가 전반부와 후반부를 나눠맡는다. 자라와 만나는 초반부 토끼역의 김현주는 제15회 임방울국악제 판소리 명창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실력파다.
용궁에서 탈출하는 후반부 토끼 역할을 맡은 조정희는 제37회 전주대사습 판소리 장원 출신이다.
연출과 극작을 맡은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지도단원은 판소리 적벽가 이수자로, 극단 미추의 단원 경력을 갖고 있다. 올해 2월 진행된 제1회 창작국악극 대상의 연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숙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은 “그동안 대형작품화되고 서구적으로 변모한 창극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 싶었다”며 “속고 속이는 수궁가가 우리네 인생살이와 묘한 대비를 이뤄 상반기에 좋은 관객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밝혔다.
관람료는 전석 3만원이며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또는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 전화(02-580-3300)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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