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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민속박물관, 15일부터 청바지 특별전
종가집의 딸로 태어났다는 60세의 한 여성은 중학생 시절 참고서 살 돈을 ‘빼돌려’ 청바지를 구입했다. 종손인 아버지는 딸의 청바지를 보고 “도대체 사대부 집안에 어디서 그런 옷을 입고 다니냐!”며 아궁이에 넣고 태워 버렸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제보받은 사례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인도 지역 조사에 따르면 칸누르 지역에서는 부녀자가 청바지를 입으면 ‘몸 파는 여성’이라고 손가락질을 한다.

국내외 청바지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특별전시가 마련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물질문화를 통해 인류문화의 다양성과 동질성을 찾자는 취지의 ‘청바지’ 특별전을 15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청바지를 주제로 해 국내는 물론 영국․미국․독일․일본․인도 등에서 해외 현지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전시에선 국내외 청바지, 청바지 역사, 생활문화를 담은 자료 257건 390점과 다양한 구술 자료를 통해 청바지의 탄생에서 한국인들이 이를 수용하게 된 과정, 시대에 따른 문화적 맥락을 소개한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한국에서 청바지를 처음 대면한 것은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군들의 작업복을 통해서였다. 이후 1960년대에서 1970년대 후반까지 청바지는 청춘ㆍ저항ㆍ자유 등의 상징이 됐으며 오늘날 한국에서도 가장 널리 착용되는일상적인 옷이 됐다. 전시에서 특히 눈을 끄는 것은 다양한 분야 인사들의 구술 증언이다. 영화 ‘맨발의 청춘’으로 청바지를 처음 접하고 대한민국 최초의 청바지 남성 모델이 된 이재연씨(모델라인 회장), 청바지에 운동화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가요계 원로가수들로부터 함께 공연하기를 거절당했던 가수 양희은씨 등의 일화가 소개된다. 전시에는 구술자료 외에도 국내외 청바지 업체가 제공한 청바지와 관련 홍보물, 청바지의 창시자 독일 리바이 스트라우스의 생가 박물관 청바지와 포스터, 현대 미술가 벤 베넘의 데님 작품도 내걸린다. 이와 함께 청바지를 주제로 한 ‘물질문화 연구와 박물관’ 국제학술대회도 열린다.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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