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경제] 주말이면 1만 명 이상 방문객이 몰리는 견본주택이 화재 안전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 지자체가 지난 6월 한달동안 견본주택 안전점검을 한 결과, 전국 10개 지역 41개 견본주택이 85건의 화재 안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새정치민주연합ㆍ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6월 각 지자체에 의뢰하여 점검한 ‘견본주택 안전점검 결과’를 제출받아 이 같이 밝혔다.

견본주택은 주택건설 사업 주체가 주택의 판매 촉진을 위해 건축법과 주택법에 따라 실제 건설되는 주택과 동일한 크기와 자재로 건축하는 가설건축물이다.

국토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8조의2(견본주택 건축기준 등)에 따라 견본주택은 인접한 대지의 경계선으로부터 3ｍ 이상 떨어진 것에 건축해야 한다. 비상구와 비상계단을 설치해야 하며, 소화기 2대 이상을 배치해야 하는 등의 규정이 준수돼야 한다.

85곳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11곳으로 위반 건수가 가장 많고, 서울 7곳, 부산 7곳, 세종 5곳, 경남, 3곳, 경북 2곳, 충북 2곳, 전북 2곳, 광주 1곳, 대전 1곳 순이다.

위반 유형별로는 비상구 물건 적치 22건, 비상구 여닫이 구조 불량 20건, 소화기 미설치 15건, 비상탈출 계단 미설치 13건, 비상구 미설치 12건, 이격 거리 위반 3건 등이다.

부산의 이지더원과 일동미라주는 각각 6개 규정을 모두 위반하여 심각한 안전 불감증을 보였고, 경기도의 신일해피트리와 경북의 우진센트럴하임아파트는 이격거리 기준을 제외한 나머지 5개 기준을 모두 위반했다.

그런데 85건을 위반한 건설사들에 대해서는 모두 시정명령 처분돼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다.

이는 견본주택 안전 기준을 위반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사벌만이 존재하고, 과징금이나 과태료 등 다른 처분 수단이 없기 때문이므로, 국토부가 행정처분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견본주택은 정기 소방점검을 받지 않는 문제도 개선돼야 한다.

견본주택은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방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소방대상물(특정소방대상물)이 아니므로 소방검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화재안전 분야의 사각 지대에 놓여 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견본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연간 3∼7건이고 2명이 부상당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변 의원은 “견본주택의 설치와 운영은 국토부 소관이고, 화재 안전에 대해서는 소방방재청 소관이므로 부처 간 협업을 통해 해결이 필요하다”며 “국토부는 소방방재청과 협의하여 견본주택 소방점검을 받을 수 있도록 화재 안전 기준을 제개정하거나, 모델하우스를 소방안전법에 따른 특정소방대상물에 포함시켜 소방방재청이 안전관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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