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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움직이는 사무실…자율주행車 ‘혁명’
현대차 ‘자율주행자동차경진대회’…실제와 유사한 코스서 주행·주차 척척
저가GPS 사용불구 성능은 더 좋아져
구글 처음 선보인후 기술개발 러시…벤츠도 100㎞ 자율주행 성공



서울 강남에서 회의를 마친 직장인 A 씨. 다음 회의가 있는 곳까지 이동하면서 급하게 자료를 준비해야 하지만 그는 택시를 타지 않고 자신의 차에 오르자마자 노트북을 꺼냈다. A 씨가 자료를 준비하는 동안 차는 ‘알아서’ 출발했다. 복잡한 도심도로지만 A 씨는 노트북에만 시선을 집중한다. 그의 차는 레이더, 카메라 등 주행환경 인식장치와 GPS와 같은 자동항법장치를 기반으로 조향, 변속, 가속, 제동을 스스로 제어해 목적지까지 주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다.

먼 미래 얘기가 아니다. 요즘 기술개발 속도라면 10년 뒤 쯤이면 흔해질 모습이다.

최근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가 열렸다. 교차로, 안개구간, 선행차량 낙하물 인식 등 실제 도로상황과 유사한 총 9개, 2.5㎞의 코스를 무인(無人)으로 달리는 대회다.

올해 3회째인 이 대회가 유독 눈길을 끈 이유는 저가 GPS를 적용해서다. 자율주행에서는 차량의 위치를 판단하는 GPS 기능이 중요하다. 기존에는 고가의 고(高)정밀위치확인시스템(DGPS)를 사용했는데, 차 값을 높여 실용화를 막는 원인으로 꼽혔다. 이번 대회는 실용화를 염두에 두고 저가GPS를 사용했음에도 성능은 더 좋아졌다.

대회 중계를 맡은 정의윤 현대차 ADAS(자율주행기술) 인지기술개발팀 파트장은 “지난 대회보다 월등히 나아졌다”고 평했다.

아마추어의 수준이 이 정도다. 실제 완성차업체들의 수준은 차원이 다르다.

2010년 구글이 처음으로 무인 자동차 기술을 선보인 이후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는 100km 자율주행에 성공했고, 아우디는 올해 양산개념에 가까운 자율 주행기술을 공개했다.

각 업체가 가장 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센싱 및 인식-판단-제어` 3단계다. 전방에 사람이 나타난다면 자동차가 이것을 사람으로 ‘인식’하고 정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후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제어’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각 업체별 자율주행의 목적에는 차이가 있다. 구글은 자동차를 스마트 기기로 만들어, 운전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사람들이 차 안에서 맘껏 구글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완성차 업체들은 안전과 함께 운전의 편의성을 극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도심자동주행 기술인 ‘파일럿 드라이빙’과 원격조종 주차 기술인 ‘파일럿 파킹’을 선보인 아우디는 무인운전이 아닌 ‘자동 운전 (piloted driv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인간이 여전히 차량에 대한 최종 제어권을 지닌다는 것을 강조한다.

율리안 베버 BMW그룹 E-모빌리티 총괄은 “BMW가 100%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일은 현재로서는 없을 것”이라며 “BMW의 모토인 ‘운전하는 즐거움’을 극대화하며 안전편의성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최근 최첨단 자율 시스템인 ‘루트 파일럿(Route Pilot)’ 기술을 통해 교통 체증이 심한 도심 주행 및 시골길 환경에서 자동차 스스로 다양한 도로 상황에 타협하며 주행해 나갈 수 있도록 했다.

현대ㆍ기아차도 운전자의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기술 개발 중이다. 차량 스스로 핸들을 제어해 접촉사고 없이 골목을 통과하는 ‘골목길 주행 지원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차량 내부에 장착한 초음파센서로 운전자의 상태를 관찰해 위급 상황 시 갓길로 차를 자동으로 옮겨주는 비상 자율 정차 시스템도 있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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