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애완견이 사람에게 에볼라 전염시킬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스페인 마드리드 주정부가 유럽 내 첫 에볼라 감염환자의 애완견을 8일(현지시간) 안락사 시키면서 과연 동물이 사람에게 에볼라를 전염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경찰이 법원 명령으로 애완견 ‘엑스칼리부르’<사진>를 안락사시키려 하자, 일부 동물 보호 운동가들은 에볼라 감염 간호사의 집 밖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론 상 개는 사람에게 에볼라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 있다.

10일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2005년에 발표된 한 논문에선 이론 상 개는 사람에게 대변, 소변, 침을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것으로 추론됐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개에게서 사람에게로 에볼라가 전염된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영국 워릭대의 앤드류 이스턴 교수는 “개들이 사람에게 위험이 된다고 가정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유럽 첫 에볼라 감염 환자인 스페인 간호사의 남편 하비에르 리몬 로메로와 그들의 애완견 엑스칼리부르.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 주범은 박쥐로 꼽힌다. 박쥐는 아무런 증상 없이 에볼라를 사람에게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숭이와 침팬지도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이 될 수 있으며, 사람과 똑같이 고열, 구토, 설사, 외출혈 등의 발병 증상을 보인다.

개, 소, 돼지 등 가축에 관한 에볼라 연구는 2005년에 발표된 연구논문이 유일하다. 이 논문을 작성한 연구자들은 2001~2002년에 에볼라가 발발한 가봉 지역의 개들에게서 에볼라 항체를 발견했다. 이 개들이 과거 언젠가 에볼라에 감염이 됐다가 회복했다는 증거다. 이 개들은 사람과 야생동물이 에볼라에 감염된 지역에 있었다.

이 개들이 박쥐, 원숭이, 침팬지로부터 에볼라 바이러스를 옮겨 받았는지, 아니면 사람에게서 감염됐는 지는 밝히지 못했다.

반대로 이 개들이 사람에게 에볼라를 전염시킬 수 있는 지에 대해 이스턴 교수는 “그 답은 ‘모른다’는 것이다. 아무도 그에 대해 연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개가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면, 분명 잠재적인 감염원이 될 수 있다. 특히 개의 분비물, 배설물을 만지는 사람들은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개와 사람간 전염은 된다고 하더라도 아마 사람끼리의 전염 보다는 발병 위험이 높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버나드 발라트 사무총장은 AFP에 “가축이 인간에게 에볼라 병을 전염하는 주요 역할을 한다는 과학적 증명은 없다”면서도 “예방 원칙”을 강조하며, 서아프리카 OIE 직원들이 가축과 관련한 새로운 데이터가 있는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트위터에서 “애완동물이 에볼라에 걸렸다거나 인간에게 감염원이 된다는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스페인 당국은 엑스칼리부르에 에볼라 진단시험을 실시하지 않은 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안락사시킨 후 소각했다고 설명했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