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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强달러에 유로존 침체까지…속절없는 신흥국 증시, 이대로 길을 잃나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슈퍼달러’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의 경기 둔화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신흥국 증시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차츰 누그러질 가능성이 높지만 유럽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경우 또다시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증시는 10일 유럽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면서 대부분 급락했다. 코스피는 장중 1950선이 무너졌고, 미국 다우존수 산업평균지수를 비롯한 주요 지표도 하루 만에 2% 가까이 내려갔다.

특히 슈퍼달러에 이은 대형 악재로 신흥국은 또다시 직격탄을 맞았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이머징마켓(MSCI EM)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7.7%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MSCI EM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신흥시장 26개국의 주요 기업을 기반으로 산출되는 지표를 말한다. 


개별국가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러시아 증시는 지난 한 달 동안 무려 12.7%가 떨어졌고, 남아공(-6.9%), 터키(-6.1%), 한국(-3.4%), 인도(-2.3%) 등도 동반 부진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만 같은 기간 3.1% 반등하며 겨우 체면치레를 한 모습이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그동안 신흥국 증시를 괴롭혔던 강달러 현상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가 직접적으로 언급됐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책임연구원은 “FOMC 의사록이 발표된 이후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다”며 “강달러 현상으로 자국 수출기업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당장 달러 강세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상 궤도에 복귀하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경기 둔화라는 새로운 악재가 다시 신흥국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1%에서 0.8%로 하향조정하고 내년 성장률도 1.5%에서 1.3%로 낮췄다.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유럽의 경기 둔화는 대(對)유럽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은애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중국 등 신흥국의 대 유럽 수출이 부진할 경우 한국의 수출 경기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신흥국 증시는 이달 말 개최되는 미국 FOMC를 전후로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FOMC 이후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유동성 효과 약화 등이 부각되면서 이 기간 동안 미국 증시에서 정체됐던 글로벌 자금이 중국 및 아시아 신흥국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자금의 이동으로 중국과 신흥국 증시 간 디커플링 현상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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