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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양규 기자의 취재X파일] 사장공모 마감 앞두고 연임ㆍ내정설 등 혼탁…서울보증 28일 주총서 공식선임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서울보험보험 후임 사장 인선을 위한 사장 공모 접수 마감일이 임박한 가운데 벌써부터 김병기 현 사장의 적극적인 연임 시도에 ‘특정후보의 내정설’까지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등 극심한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기준으로 서울보증보험 차기 사장 후보에 응모한 지원자는 5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으나, 10일 오후 6시까지 공모를 진행하는 만큼 경쟁 후보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28일 주총을 열어 차기 사장을 공식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10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6월 임기 만료된 김병기 현 사장의 후임 인선을 위해 이날 오후 6시까지 후보자공모 접수를 진행한다. 현재까지 후임 사장 공모에 나선 지원자는 K씨 등 5명 정도다. 그러나 김병기 현 사장의 연임 시도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수일 전부터 차기 사장으로 내정설이 나돌고 있는 김옥찬 전 KB국민은행 부행장도 지원가능성이 확실시 되고 있다. 여기에 우리은행 부행장과 우리아비바생명 사장 등 은행과 보험업을 두루 거쳐 이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적임자로 급부상한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이 도전장을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왼쪽부터) 김병기 사장, 김옥찬 전 부행장, 김희태 전 사장

◆연임ㆍ내정설 등 온갖추측 난무=업계에 따르면 김병기 현 서울보증보험 사장은 임기 3년간의 업적을 내세워 연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베트남에 외국계 손보사로는 첫 지점 인가를 받아내 서울보증보험이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등 임기가 지났음에도 회사 경영에 더욱 매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 6월 3년간의 임기를 마쳤고, 관료(재경부)출신이라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세월호 사태 이후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의 업무 연관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겠다는 방침과 기존 관피아들의 쿠션인사 및 연임이 이어지면서 관피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그 동안 관료출신 인사가 장악해온 손해보험협회도 관피아 논란 여파로 최근 새로 선임된 회장이 업계 출신으로, 관피아에 대한 반 사회적 기류가 강해 오는 11월과 12월 각각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연합회장과 생명보험협회장 등도 민간 출신 인사의 선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이보다 앞서 실시되는 서울보증보험 후임 사장 인선 건은 그 동안 정부가 강조해 온 관피아 논란 척결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할 때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란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앞서 서울보증보험의 자회사인 SGI신용정보의 신임대표의 낙하산 인사로 내부 홍역을 치룬 바 있어 그 부담은 더 커진 상태다.

◆김옥찬 전 KB국민은행 부행장 내정(?)=김병기 현 사장의 연임 추진설에 이어 김옥찬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은 지난달부터 차기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게 정설이다. 김 전 부행장은 KB사태로 물러난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이 선임되기 전까지만해도 차기 KB국민은행장으로 유력시됐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건호 행장이 새 사령탑을 맡은 후 물러난 바 있다. 이후 김 전 행장은 신용정보회사인 피치의 부사장으로 이동해 직무를 수행해오다 최근 KB금융지주 및 서울보증보험의 사장직에 도전하기 위해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 전 부행장은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도 추천됐으나, 하영구 씨티은행장을 비롯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등 쟁쟁한 후보들과의 경쟁구도가 구축, 선임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일찌감치 사퇴의사를 밝혔다. 김 전 부행장의 이 같은 행보가 서울보증보험의 차기 사장 내정설에 대한 의혹을 더욱 키운 상태다.

김 전 부행장은 국민은행 출신으로, 은행에서만 30년간을 몸담아 온 순수 은행맨으로 평가된다. 사실상 보험업에 대한 업무연관성 및 전문성은 없는 상태다. 때문에 정부 관료 출신은 아니지만 업무연관성 및 전문성을 감안한 인사인가라는 점이 낙하산 인사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점이라는 것과 현 정부 경제정책 분야 실세의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인 만큼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보증보험 노조는 상급단체와 함께 공모 접수 마감 직전 성명서를 통해 특정인물의 내정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정부의 입장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보증의 차기 사장에 김옥찬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는 설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서울보증의 경우 상근감사 및 SGI신용정보 대표이사 낙하산 논란에 이어 또 한번 잡음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보증 노조는 앞서 진행된 자회사 사장의 낙하산 인사 저지에 실패한 만큼 이번에는 상급단체인 사무금융서비스 노조 및 공투위 등과 세력을 합쳐 대응수위를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 등 각축전도=김병기 현 사장과 김옥찬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에 이어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도 지원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 전 사장 역시 우리은행 부행장에 이어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을 역임하는 등 은행과 보험사를 두루 섭렵한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우리은행의 도교지점, 베이징법인 등 해외 근무 경험이 많아 ’글로벌 금융회사 도약‘이란 서울보증보험의 비전과도 맞물리는 점등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회, 금융당국 등 대외업무능력 등에서 김 사장과 김 전 부행장에 비해 다소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서울보증 사장자리는 그 동안 정부 관료 출신들이 독점해 온 만큼 세월호 사태 이후 야기된 관피아 논란 여파로 주목받는 곳 중 하나”라며 “외압에 따른 낙하산 인사가 강행될 경우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11월 임기만료인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의 후임에는 민간 출신인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과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간 경쟁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 전 행장과 이 전 행장도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거론됐으나, 8명의 후보군에 들지 못하는 등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아울러 12월 임기만료인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후임도 모두 민간 보험사의 CEO출신들로, 고영선 현 교보생명 부회장과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 신은철 현 한화생명 고문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고 부회장은 신한은행과 신한생명 사장,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사장에 이어 화재보험협회 이사장을 거쳐 현재 교보생명의 부회장으로 직무를 수행 중이다. 이 전 사장은 삼성화재 사장과 삼성생명 사장을 지낸 바 있으며, 신은철 고문은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사장을 지냈다.

업계 관계자는 “세월호 사태에서 비롯된 관피아 논란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손보협회장과 마찬가지로 당분간 진행되는 금융권 내 유관기관장 인선과 관련 정부의 낙하산 인사 시도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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