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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못된 복수혈전…‘살인’부르는 층간소음에 ‘더 큰 소음’으로 맞선다?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다세대주택에서 이웃간 층간소음이 살인으로 이어질 정도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천장에 소음 스피커를 설치하는 방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아래층 주민이 소음을 유발하는 위층 주민에게 더 큰 소음으로 복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이 층간소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이웃간 갈등을 확대하기도 해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층간소음 관련 커뮤니티 검색창에 ‘우퍼(저음전용 스피커)’를 입력하면 약 150건 가량의 관련 정보 게시글이 검색된다. 층간소음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개설된 이 카페에서는 가입자들이 우퍼를 사용한 층간소음 복수 방법을 공공연하게 공유하고 있었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효과적인 복수를 할 수 있는 우퍼 제품과 설치방법 등을 전달하기도했다. 일부 게시글에 따르면 천장에 우퍼를 설치해 시끄러운 음악이나 휴대폰 진동 소리 등을 틀어 위층 이웃에 타격을 주는 이들도 있었다. 


이처럼 소음 스피커가 주목받으면서 아예 우퍼스피커를 이용한 복수를 상술로 활용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층간소음 우퍼’를 검색어로 입력할 경우 옥션, G마켓 등의 대형 온라인 쇼핑몰의 광고가 상단에 노출된다. 한 판매업체는 아예 ‘층간소음종결자’라는 홍보문구로 천장에 설치 가능한 무선스피커를 출시해 선보이기까지 해 눈길을 끌었다. 이 업체는 광고 홍보물에 ‘천장 두드리기’, ‘고성지르기’ 등 층간소음항의에서 허용이 되는 판례를 설명하며 해당 우퍼를 설치해 효율적으로 층간소음에 항의할 수 있음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복수 방식이 실제로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아래층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피해자이긴 하지만 소음을 통한 맞대응은 오히려 갈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퍼를 설치했다 층간소음을 유발한 이웃 뿐 아니라 옆집이나 다른 이웃에까지 피해가 확대된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한편 정부는 최근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층간소음을 진단하고 갈등을 중재하는 해소방안을 제시하는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예산을 대거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층간소음으로 고통받을 경우 개인적으로 복수를 하는 등의 해결방식은 문제만 키운다”며 “이웃사이센터 등 층간소음 상담을 위한 다양한 통로를 활용해 분쟁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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