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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시위 ‘불똥’ 튄 마카오 카지노…매출 12%↓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시위대와 당국이 12일 이전에 공식 대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하는 등 홍콩 민주화 시위가 출구를 찾고 있지만, 7일(현지시간)로 10일째 지속되면서 중국 ‘골든위크’ 특수가 무색해지고 있다.

보통 중국 건국기념일인 국경절(10월 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는 일주일 간의 연휴는 중국 본토인이 홍콩과 싱가포르 등 주변 관광에 나서 주요 관광지와 쇼핑몰 등지가 중국인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기간이지만 올해는 예년 같은 분위기를 구경하기 힘들다.

▶홍콩 명품매장 썰렁=글로벌 명품업체에 중국의 골든위크는 서방 시장의 크리스마스, 새해와 같은 대목 중 대목이다. 중국인 큰손들이 한꺼번에 지갑을 여는 이 기간은 중국 시장에서 연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홍콩 명품시장 규모는 97억달러로, 전 세계 시장의 4%를 차지하는 만큼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홍콩 중심가에 위치한 명품 펜디 매장 건물의 외벽에 시위대를 위한 응급실이 설치됐음을 알리는 글이 붙어있다. [자료=BBC]

하지만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골든위크 기간 중국인 방문객 수가 전년대비 30% 감소하면서 본토 관광객이 주도하는 홍콩 명품 판매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영국 외무성도 6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홍콩 시위로 중국인 대상의 명품 판매가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레이먼드 융 이코노미스트는 “골든위크는 이번달 총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기간”이지만 “판매액이 7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손해액만 22억홍콩달러(약 3031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시위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아예 매장을 닫은 명품업체도 있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명품 시계브랜드 롤렉스와 펜디 등은 국경절이었던 지난 1일 쇼핑지구인 침사추이(尖沙咀) 캔턴로드에 위치한 매장 문을 닫았다.

인근에 입점해있는 홍콩 보석업체 초우타이푹(周大福) 매장 2곳도 역시 개점하지 못했다. 초우타이푹은 지난주 초부터 주요 매장 30곳의 문을 닫아걸고 있는 상태다.

▶마카오 도박 5년來 최대 낙폭=이번 홍콩 시위로 마카오 카지노까지 타격을 입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실제 마카오 도박조사국(GICB)에 따르면 지난달 마카오 카지노 매출액은 전년동월 대비 12% 감소한 256억파타카(약 3조4176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2009년 6월 이래 월간 기준 최대 낙폭으로 기록됐다.

시위 중간에 코치 매장 앞에서 쉬고 있는 홍콩 시민들. [자료=BBC]

이처럼 마카오 도박 열기가 급속도로 식은 것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정책뿐 아니라, 홍콩 민주화 시위 때문에 홍콩을 끼고 마카오로 여행을 오는 본토인 수가 곤두박질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거액을 베팅하는 중국인은 마카오 카지노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큰손’이다.

이에 대해 마카오 유니온 게이밍 연구소의 그랜트 고버트슨 애널리스트는 “홍콩의 시위가 향후 VIP 고객의 방문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번 골든위크에선 홍콩 시위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마카오 정부관광청에 따르면 골든위크 첫 5일 간 본토 관광객 수는 지난해보다 14% 늘어난 63만2646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11% 증가)보다도 넘는 성장세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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