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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14일 문 여는 제2롯데월드 주변 상권 가보니…랜드마크 후광 기대 ‘반색’
상가 임대료 · 권리금 상승
지난해 비해 10~20%나 올라…인근 소형 아파트까지 들썩



지난 5일 오후,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지하 분수대 주변에선 중국어 소리가 들렸다.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을 맞아 한국을 찾은 ‘요우커(遊客)’들이었다. 이들의 손에는 백화점 표시가 붙은 쇼핑백 서너개가 들려 있었다. 잠실역 지하상가의 한 상인은 “제2롯데월드가 영업을 시작하면 돈 잘 쓰는 중국인 쇼핑객들이 더 많아지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2일 서울시가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의 저층부 상업시설에 대한 임시사용을 승인하면서 인근 상권에 활기가 번지고 있다. 구매력이 큰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2롯데월드의 조기 개장이 가능해지면서, 인근 상권은 물론 아파트와 오피스텔에도 기대감이 돌고 있다. 사진은 신천역 사거리 모습.

기대감은 상가 임대료, 권리금 상승으로 반영되고 있다. 특히 제2롯데월드에서 불과 150m 남짓 거리에 있는 방이동 먹자골목과, 지하철 한 정거장 떨어진 신천역 일대 상권은 임대료나 권리금 수준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관광객 수요를 노리고 관광호텔로 리모델링을 준비하는 모텔도 많아지고 있다.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방이동 먹자골목 내 점포 월세(전용 33㎡)는 180만~250만원 내외며, 권리금은 2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대비 20% 가량 오른 시세다.

지하철 2호선 신천역 일대 상권도 비슷하다. 이 지역에서 위치가 가장 좋은 A급 자리(전용 33㎡)는 보증금 3000만원 정도에 월 임대료가 300만원 수준이다. 권리금은 2억5000만원 안팎이다.

인근에서 만난 C공인 대표는 “방이동이든 잠실동이든 제2롯데월드 주변 상가의 평균 임대료나 권리금은 지난해에 비해서 10~20% 올랐다”며 “특히 제2롯데월드 개장이 가시화되고 삼성동 한전부지까지 거액에 낙찰되면서 최근 1~2달 사이 신천역 일대의 임대료가 부쩍 올랐다”고 전했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방이동과 신천역 주변 상권은 이미 고정수요를 확보한 상권이므로 제2롯데월드에 수요층을 빼앗기기 보다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지 상권만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건 아니다. 주변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주가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제2롯데월드 직원들과 협력업체 종사자들이 새로운 임대수요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천동 심용진 학사공인 대표는 “잠실에는 오피스텔이 많은 편이 아니라 거주 수요가 인근 대단지 아파트의 소형 가구까지 퍼질 수 있다”며 “파크리오 전용면적 35㎡이나 미성아파트 소형 평수가 임대로 유망한 곳들”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2롯데월드로 인해 나타날 교통체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시가 롯데측에 조기 개장 조건으로 내세운 잠실 지역 내 올림픽대로 하부도로를 지하화가 당면 문제다.

잠실동의 한 주민은 “주변 아파트에도 차량 통행량이 급증하면 주거 환경이 더 나빠질 것이 우려스럽다”며 “가게들은 장사가 잘 될 수도 있겠지만 인근 주민들로서는 (제2롯데월드 개장이) 반갑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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