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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톡’ 터지고 핫 ‘라인’ 타면 대박…이모티콘 판 커졌다
복잡한 그래픽 이미지 다양한 감정전달
무궁무진한 경제적 가치…비즈니스 성큼
이모티콘 공모전 우승 이광욱 씨
1000만원 상금은 덤…상품화 부푼 꿈

日진출 라인 스티커 작년 매출만 900억
카카오톡은 250여건 기업홍보 활용도

이모티콘이 단순 감정 전달 기호의 역할을 넘어 그 영역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키보드 자판에서 복잡한 그래픽 이미지로 발전하면서 감정 전달의 폭도 다양해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보급 확대와 더불어 많은이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무궁무진한 경제적 가치를 점차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좁게는 단순 이모티콘 유료화와 판매에서 팬시ㆍ캐릭터 사업, 관련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기업 마케팅 수단으로까지 자리잡게 만든 이모티콘의 확장성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모티콘, 개인에게도 무한한 기회=애니메이션 제작자 이광욱씨는 올해 이모티콘 개발로 새로운 활력을 찾았다. 평소에 메신저 어플을 쓰면서 “내가 그린 캐릭터를 스티커(이모티콘)로 쓰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현실이 된 것.

자신이 키우는 웰시코기 강아지 ‘이광복’을 모델로 스티커 ‘웰시코기 이광복씨’가 탄생했고, ‘라인크리에이터스마켓’의 스티커 공모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자신감도 찾았다. 1000만원 우승상금도 받았고 이번 기회에 캐릭터를 상품화 해보겠다는 의지도 생겼다.

대학을 졸업하고 12년 간 단편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하기도 했던 그는 “예전엔 한 캐릭터를 알리기 위해 스토리를 만들고 그 캐릭터를 볼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등 많은 과정을 거쳤었다”며 “지금은 이미 가입돼있는 메신저 이용 고객들에게 캐릭터를 보여주고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캐릭터를 알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디자이너들이 훨씬 쉽게 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모티콘 사업 분야가 디자인 및 캐릭터 개발자들의 수익 창출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라인스티커공모전은 이씨와 같은 스티커 창작자들을 발굴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출품작들을 무료로 스티커로 출시해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을 우승작으로 선정했다. 저작권은 응모작을 제출한 제작자에게 모두 귀속시켜 자유로운 상업적인 이용이 가능하다.

이씨는 “‘웰시코기 이광복씨’를 상품화할 생각이 있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캐릭터 상품을 개발하고 유통해 판매하는 일은 개인이 혼자 하기엔 힘들다”며 “개발을 도와줄 업체를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라인 ‘스티커’ 돌풍=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 ‘라인’이 개발한 이모티콘, ‘스티커’는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라인은 전 세계 가입자 수 약 5억 명을 발판삼아 스티커 보급과 유료화에 성공했다. 유통되는 스티커의 수는 약 1만1000개, 스티커의 하루 송수신 횟수는 18억번에 이른다. 스티커의 유료화 성공은 매출로 이어졌다. 지난해 전체 매출 4542억원 가운데 20%인 900억원 가량이 이모티콘 관련 매출이었다. 올해 역시 순항하고 있다. 올 2분기 이모티콘 관련 매출은 전체 1830억원 가운데 20%인 365억원으로 알려졌다.

스티커 열풍은 아시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5월 영국 일간 가디언지는 “스티커의 브랜드화는 라인이 서양(미국 및 유럽) 이용자들을 더욱 끌어들이기 위한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페인의 경우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 뿐만 아니라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같은 축구 클럽들의 스티커가 유통되고 있다.

라인의 스티커는 유료화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용자가 직접 스티커를 제작해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도 구상해 실현시켰다. 올해 처음 선보인 ‘라인크리에이터스마켓’은 오픈 이후 3개월 간 총 12억3000만엔(약 120억6735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등록된 제작자 수만 124개국 14만9000명, 등록 스탬프 수는 3만 개로 이모티콘은 이렇게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라인의 대표적 스티커인 라인프렌즈는 캐릭터 사업으로 확장됐고 오프라인으로도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 서울 명동에 라인프렌즈스토어를 열었고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이곳에선 인형, 펜, 노트, 포스트잇 등 400여 가지 캐릭터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라인프렌즈스토어. 이모티콘은 단순 유료화에서 그치지 않는다. 관련 캐릭터 상품 개발로 확장되고 기업 마케팅 수단으로도 사용되는 이모티콘은 무궁무진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카카오톡 ‘이모티콘’, 기업 마케팅에 힘 보탠다=600여개 유ㆍ무료 이모티콘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최대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 역시 캐릭터 사업 등으로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눈여겨볼 것은 이모티콘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구상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와 캐릭터를 이모티콘으로 제작해 기업 홍보에 활용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롯데월드는 마스코트 ‘로티’와 ‘로리’를 이모티콘으로 제작했다. 패밀리레스토랑인 아웃백도 ‘부시맨빵’을, 초콜릿 브랜드인 ‘페레로로쉐’도 이모티콘 만들기에 나섰다. 특히 페레로로쉐의 이모티콘은 500만 번 이상 사용됐고,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플러스친구 회원 중 40%가 참여하는 등 마케팅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이밖에 삼성, 현대카드, 옥션, LG모바일 등을 비롯 2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해 250여 건의 이모티콘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모티콘의 무한 확장, 이런 앱도=이모티콘에 대한 관심은 상품성 있는 신종 앱 개발로도 이어진다. 유행어나 은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이모티콘으로 변환되는 프로그램도 나왔는데, 그것이 바로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시메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개발자 야노 린은 시메지 개발에 앞서 일본 십대들의 글자 체계에 주목했다. 일본어는 특성상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로 나뉘어 스마트폰으로 글을 작성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때문에 시간을 단축함과 동시에 유행어나 은어들을 채팅으로 쉽게 끌어들여 재미를 느끼게 하는 방법을 생각하던 중 탄생한 것이 바로 시메지였다.

시메지의 가장 큰 특징은 유행어나 은어를 입력하면 이모티콘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또, 많이 쓰는 문장이나 단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글을 쓰기 전에 사용자에게 미리 단어를 제안해 글자를 쓰는 속도를 줄인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용으로만 개발됐지만 이미 1000만 건이 다운로드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으론 iOS용 앱도 개발해 이용자 수를 두 배 가량 늘릴 계획이다. 시메지는 최근 중국의 인터넷 검색업체인 바이두에 매각됐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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