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는 2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향 티베트에 있는 불교 성지 우타이산(五臺山)을 순례하고 싶다는 뜻을 중국 측에 명확하게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면서 “공식적이거나 진지한 협의는 아니며 비공식적으로 내 희망을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달라이 라마는 1959년 중국으로부터의 독립 운동에 실패한 뒤 인도 북부 다람살라로 망명했고 이후 티베트에 돌아가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에 중국이 달라이 라마의 뜻을 받아들이면 55년 만에 티베트를 방문하는 것이 된다.
아울러 달라이 라마는 최근 티베트 자치구의 우잉제(吳英杰) 당 부서기도 순례 허용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 간 갈등이 다소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최근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전임자들보다 열린 사고를 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이날도 시 주석이 최근 중국사회에서 불교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데 대해 “공산당 지도자가 영적인 부분에 대해 발언한 것은 매우 새로운 일”이라고 환영하며 중국 지도부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달라이 라마는 망명 전 시 주석의 부친과 친하게 지낸 인연도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달라이 라마의 순례가 성사되면 그가 아예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티베트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분열활동을 중단해야만 그의 귀국을 허용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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