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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로에 선 조선업…턴어라운드 가능할까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국내 조선업이 수주 감소와 실적 악화라는 악순환에 빠진 가운데 언제쯤 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보고서를 통해 조선업 침체 이유와 턴어라운드 가능성에 대해 진단했다.

강 팀장은 조선업의 ‘대호황기’였던 2006년 상황을 먼저 지적했다.

그는 “33년 만에 대호황이 찾아온 2006년은 조선소에 배를 지어달라고 줄을 서고 돈 보따리(선수금)를 쏟아넣는 시기였다”며 “과잉 투자는 초과공급을 낳았고 과잉 설비에 의한 수익성 악화는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 선종인 벌크선을 시작으로 탱커와 컨테이너 등 상선 부문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한국 주요 조선사들이 올해 들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게 된 원인은 2009년 이후 해양플랜트 등 신사업 진출에 따른 수업료 성격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강 팀장이 주목하는 시점은 2015년이다. 그는 “상선 부문에서 중국의 도전, 불리해진 결제 조건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늘어난 재무적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재무지표가 개선되는 것은 일러야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며 “한국이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차별화에 성공하고 중국이 구조조정에 나서면 금융위기 이후 무너진 수급이 2015년께 정상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2017년께 다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강 팀장은 지적했다. 그 때가 되면 중국도 고부가 선종과 해양에서 우리의 강점을 상당부분 복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 팀장은 “2011년 발표된 중국 정부의 제12차 조선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보면 중국의 조선산업 육성정책이 품질과 고부가가치 선박 발전을 도모하는 질적인 성장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국내 대형 조선사도 재무구조와 사업역량에서 내실을 다지고 차별화를 하지 않으면 3년 이내에 (중국으로부터) 중대한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가능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해지고 선박의 에너지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은 조선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

강 팀장은 “환경 규제와 고효율 선박의 등장도 해운 및 조선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고유가와 저운임이 지속되면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져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하는 선박의 폐선이 증가하고,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선박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개념 해양설비인 F(Floating)LNG에 대한 발주 증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F-LNG는 천연가스의 생산, 정제, 액화, 저장, 하역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하나로 통합한 복합설비다.

강 팀장은 “F-LNG는 도크를 보유해야 생산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대형 드라이도크(dry dock)를 보유한 국내 조선사 빅3의 시장점유율은 상승할 수 있다”며 “2015년 1분기 전후로 FEED(Front&End Engineering&Design)계약 여부가 발표될 F-LNG 프로젝트 진행상황이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FEED는 기본설계(Front)와 상세설계(End)를 이어주는 설계분야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영역 중 하나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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