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强달러·엔低‘원투펀치’맞는 증시
코스피 1980 붕괴
급격한 원/달러 환율상승 주원인
유럽계 자금 이탈까지 부추겨
수출주 투자 회복 발목잡는 엔저
삼성電 3분기 실적발표도 한몫



국내 증시가 강(强)달러ㆍ엔저(低)라는 ‘원투펀치’를 맞고 비틀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반등은 힘들지만 코스피가 더 곤두박질 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1일 2000선이 맥없이 무너진데 이어 2일에도 장중 1980선 아래로 내려갔다. 코스피을 끌어내리는 건 급격한 원/달러 환율 상승이다. 9월 초만해도 원/달러 환율은 1010원대 초반이었지만 현재는 1060원을 넘어서고 있다. 


달러 강세의 여파는 코스피만의 일이 아니다. 브라질(-11.7%), 터키(-6.7%), 대만(-5.0%), 멕시코(-2.1%), 말레이시아(-1.1%) 등 다른 신흥국 증시 역시 하락세가 거세다. 이현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가 11주 연속 이어지면서 위험자산 전반의 가격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대만과 브라질 등 외국인 자금유입이 활발했던 국가에서도 외국인 매도세가 일부 발견되고 있어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조정 가능성을 심리적으로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환율 변동은 특히 유럽계 자금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럽계 자금은 헤지펀드와 단기성 자금 비중이 높아 환차손에 민감한 경향을 보인다”며 “유럽계 자금의 방향성이 향후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 수출에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급격히 떨어진 엔저가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수출주 투자심리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엔화 가치는 2008년 8월 이후 6년여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110엔대로 떨어졌다.


다가오는 국내외 이벤트들도 걱정이다. 당장 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자산매입 정책이 확정될 예정이다. 시장은 과연 유럽이 미국의 바통을 이어받아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9일에는 지난달 FOMC의사록이 공개된다. 출구전략을 놓고 매파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 확인되면 국내 증시엔 달갑지 않은 소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내부적으론 7일 예정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석달 전 8조6643억원에서 4조9854억원으로 급락했다. 지난해 3분기의 절반 수준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부진 우려가 일부는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보이지만 주가가 바닥에 도달했단 공감대는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국내 증시가 당장 반등하긴 힘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코스피가 추가 급락할 가능성 역시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는 1950~2000포인트 선이다. 직전 분기를 기준으로 PBR 1배를 따져보면 1880포인트다. 국내 증시가 PBR 1배를 하회한 적은 1998년 외환위기 때와 2001년 9ㆍ11테러,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리먼사태 등 대형 악재가 발생했을 때 뿐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PBR 1배는 강력한 지지선이 돼 왔다”고 설명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보이는 등 현 시점에서 기존 박스권인 1900~2000포인트로 회귀보단 상향 조정된 박스권으로 코스피는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