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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승희ㆍ정진영 기자의 채널고정> ‘매직아이’, 빈 수레가 요란했다
고승희= ‘기’만 있고 ‘승전결’은 없다…알맹이 없는 잡담쇼 ☆

정진영= 지상파 예능의 뒤늦은 종편 트렌드 따라잡기…내용과 재미가 문제가 아니다 ★


화제성은 충분했으나, 빈 수레가 요란했을 뿐이었다. 소셜테이너 이효리의 예능 복귀작이었던 SBS ‘매직아이’는 ‘기 센 언니들’의 뉴스 토크라는 포맷으로 지난 7월 출사표를 던졌다. 방송 13주차를 맞은 현재 ‘매직아이’의 시청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13회(9월30일) 방송분이 3.3%(전국시청률). 최근의 포맷 변화에도 불구, ‘매직아이’의 출구는 꽉 막혀보인다.

‘토크’ 포맷에 집착하는 지상파 예능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매직아이’는 종편 채널이 내놓은 타깃 지향 토크를 벤치마킹해 태어났다. 두 개의 코너로 나뉘었던 프로그램은 이제 특정한 주제를 정해 놓고 각 분야의 뉴스를 몇 가지 선정해 토크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게스트와 MC들이 한 주간 화제의 뉴스를 하나씩 들고 나와 그들의 생각을 전한다. 선정되는 뉴스의 대부분은 이미 온ㆍ오프라인으로 오르내린 터라 기존의 뉴스를 굳이 예능에서 반복한다는 인상이 짙다. 5명(이효리 문소리 홍진경 김구라 문희준)의 MC군단에 게스트 3명의 입이 더해지니 대화는 길어지고,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도 잦다. 뉴스를 관통하는 대화가 진행되는 법도 없다. 최근 화제가 된 과자 뗏목으로 한강 건너기에 대한 뉴스에선 MC들이 과대포장된 자신의 이야기(김구라 “2004년 이후로 음악에 대한 지식은 멈춰있는데 ‘슈퍼스타K’ 심사위원 제의가 들어왔다”, 이효리 “블로그 때문에 친근한 이미지로 포장됐다”)를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정작 뉴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멘트는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들어있다”는 흔하디흔한 네티즌 반응을 되풀이한 것뿐이었다. 알맹이는 전혀 없는 잡담인 셈이다.

‘대한민국에서 금지하고 있는 것들’이라는 주제 아래 흡연자들의 권리와 연예계 심의 등급제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도 마찬가지였다. 문희준과 게스트 봉만대 감독이 담뱃값 인상과 관련 흡연자의 권리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일 때, 반론이든 옹호든 타당한 설득력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매회 이야기마다 해당 사안에 대한 신중한 입장이나 주관적인 견해를 갖춘 멘트는 나오지 않고, 두서없이 쏟아지는 토크에선 ‘대본의 부재’마저 생각하게 된다. 개인기에라도 의존하면 나으련만, 출연자들의 ‘드립력’은 고만고만한 수준이라 방송 이후엔 결국 누군가의 ‘센 발언’만 회자된다.


뉴스를 “쉽고 친근하게 다루겠다”던 제작진의 의지와 달리 ‘매직아이’의 현재는 머릿수로 구색을 맞춘 스튜디오 만큼이나 ‘거저 먹는다’는 인상이다. 조금 더 집중하면 다른 세상을 볼 줄 알았으나, 그들의 입을 향한 시청동력은 나날이 바닥을 향해가고 있는 시청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고승희ㆍ정진영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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