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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무상급식부터 일자리 제공까지…따뜻한 임대주택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23일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 용연마을 휴먼시아 1단지 국민임대 아파트. 단지 한쪽에서 모처럼 아이들의 노랫소리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임대아파트에 만든 38번째 ‘공부방’(지역아동센터) 개소식 때문이다. 옆 단지 사회복지시설인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30여명은 합창과 치어리딩 공연까지 해주며 같은 동네에 생긴 새로운 아동센터 개소를 축하했다.

이곳에서는 앞으로 39명의 초등학생들이 3명의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고 책도 일고, 밥도 먹으며 오순도순 지낼 계획이다. LH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방과후 마땅히 돌봐줄 부모가 없는 맞벌이 가정, 조손가정의 아이들이 한 가족처럼 지내는 공간”이라며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기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H는 2010년부터 아동 복지시설인 ‘지역아동센터’ 설립을 지원해 오고 있다. 처음엔 임대단지 내에 방치된 공간을 리모델링해 단지 내 아이들 공부방으로 제공했다. 전국적으로 38개의 공부방을 설치했고, 하루 평균 약 700명의 임대단지 어린이가 공부방을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호응도가 높았다.

하지만 아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서는 지자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복지시설인 ‘지역아동센터’로 변경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공부방으로 출발한 ‘인천 하늘마을’, ‘원주 해오름꿈터’, ‘청주 청개구리 공부방’ 등 11개소가 ‘지역아동센터’로 변경됐다. 안정적으로 상주하는 선생님이 생겼고, 다양한 교육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박준휘 LH 홍보팀 과장은 “임대단지 주민공동시설에 가보면 벽지도 발라져 있지 않고 벤치 프레스나 탁구대 하나 달랑 놓여 있어 썰렁한 곳이 많았다”며 “이런 곳에 공부방을 설치하고 운영한 게 현재 대표적인 LH 사회공헌활동이 됐다”고 설명했다.

장재욱 LH 사회공헌단장은 “LH가 공급하는 모든 임대주택에 공부방을 짓고,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지역아동센터로 신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상급식 제공부터 일자리 제공까지= LH의 사회공헌활동은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에 매진하면서 입주민의 복지 향상과 자활을 위한 지원 활동으로 사회공헌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LH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임대단지 어린이를 위해 급식을 실시한다. 임대단지 내 맞벌이나 저소득 가정 아이들이 학기 중에는 학교 급식을 먹지만 방학에는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급식을 중단해서 마땅히 점심 먹을 데가 없기 때문이다.

‘엄마손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펼치고 있는 이 활동은 2005년 수원매탄 국민임대 등 3개 단지를 시작으로 매년 시행 단지를 늘려 올 여름방학엔 용인시 농서동 서천마을 휴먼시아 3단지 등 102개 임대단지에서 급식을 실시했다.

LH 관계자는 “‘엄마손 밥상’은 아이들에게 급식을 하는 것 외에도 영화관람, 탁구 등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며 “단지 관리소 직원들과 주민들이 함께 식단을 짜고 장을 보아 아이들 점심을 챙겨 주면서 자연스럽게 이웃 간에 정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이 공부방 사업과 ‘엄마손 밥상’이라면 실업 상태의 입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마을형 사회적기업 설립지원’ 활동이 있다. 임대주택 단지 입주민을 대상으로 사회 서비스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설립을 돕는 방식이다.

대구의 ‘동구행복네트워크’가 대표적이다. 2010년 9월 LH가 대구 율하지구 국민임대단지에 설립한 ‘마을형 사회적 기업’이다. 단지내 유휴공간을 사무실로 제공받아 친환경 농산물을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웰도락 사업’ 등을 벌인다. LH로부터 대구 율하지구 임대단지 어린이 급식사업을 위탁받아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리고 있다. 이 사업 때문에 국민임대 입주민 20여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LH는 이런 식으로 현재까지 전국에 마을형 사회적기업 13개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200여의 LH가 지원하는 마을형 사회적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대부분 무상급식을 제공하고 노인이나 어린이 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공익사업을 벌인다. 이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혜택을 받는 주민들만해도 1500여명에 달한다.

장재욱 단장은 “단순히 사업비와 운영비를 지원받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경영 컨설팅, 회계, 인사 관리 등 다양한 실무 교육도 해준다”며 “국민임대 및 영구임대 주택단지 마다 이런 사회적 기업을 5개씩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발적 봉사활동, LH 나눔봉사단 이끈다= 다양한 LH 사회공헌활동의 중심에는 ‘LH 나눔봉사단’이 있다. 지난 2009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돼 LH를 출범하는 동시에 창단된 자발적 모임이다.

LH 사내 게시판에는 늘 봉사활동 일정과 참가자 모집 공지가 뜬다.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앞두고 지원자를 모집하는 것이다.

지난 추석 직전 모집한 성남시 ‘소망재활원 방문 사랑나눔 봉사활동’에는 60여명이 손을 들었다. 소망재활원은 LH와 2006년도부터 결연을 맺어 9년째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중증 장애인 복지시설이다. LH는 이곳에서 대청소, 명절 음식나누기, 목욕도우미 등의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LH 나눔봉사단은 이번 추석 연휴엔 이곳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송편을 빚고, 연 만들기, 제기차기 등의 전통놀이를 즐겼다. 팀을 나눠 더 예쁜 모양으로 송편 빚기 대회를 여는 등으로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게 LH 관계자의 설명이다.

LH 임직원 6470여명은 이런 식으로 다양한 정기 봉사활동을 통해 2013년 기준 6만5848시간의 봉사활동을 벌였다. 1인당 평균 1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LH 나눔봉사단 단장이기도 한 이 회사 이재영 사장은 “기부금품 위주의 단순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어려운 이웃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어려움을 찾아 지속적이고 일상적으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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