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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펀드의 중심, 은행에서 증권사로‘대이동’
전체 판매잔고 비중 54% 돌파
은행 40% 아래로 10년내 최저



국내 공모형펀드 시장에서 증권사의 판매 비중이 최근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의 판매 비중은 10여년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30일 한국금융투자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공모형 펀드 판매사 4곳(증권사ㆍ은행ㆍ보험ㆍ기타)의 전체 판매잔고(금액)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8월말 기준 54.03%를 기록했다. 이는 2006년 2월(54.15%)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증권사 판매 비중은 2010년부터 주로 40% 후반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5월에 50%를 돌파한 이후 계속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와 대조적으로 은행의 펀드 판매 비중은 2000년대 후반을 정점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08년에는 60%를 육박하기도 했지만 올 들어서는 39.98%까지 급락하며 10여년(2005년 5월 39.68%)만에 가장 낮았다. 보험사의 경우 매년 2~4% 사이에서 점유율을 조절하고 있다.

이 같은 펀드 시장의 무게중심 이동은 은행의 영업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은행은 전국의 지점망을 기반으로 펀드 판매규모를 꾸준히 확장해 왔다.

하지만 은행측이 장기간 박스권 장세에서 고객들에게 수익률과는 무관하게 계열사 펀드를 주로 추천하면서 이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올해 8월말 기준 증권사가 판매하고 있는 전체 공모형펀드의 설정액은 98조원 수준으로 5년전과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은행의 공모형펀드 설정액은 같은 기간 100조원에서 72조원대로 30% 가까이 급감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은행의 판매 비중이 높았던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에서 은행 비중이 65%에서 53%까지 내려갔다. 반면 증권사 비중은 33%에서 41%까지 치솟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에서 수익률이 양호한 상품을 추천하기보다는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에 더 신경을 쓰면서 실망한 투자자들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증권사들이 실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노력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수수료가 저렴하고 구매가 간편한 펀드슈퍼마켓이 출범하면서 펀드 판매사로서 은행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펀드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는 전체 판매사들이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에 개설된 전체 공모형 펀드의 계좌수는 1430만개로 펀드붐이 일었던 2008년(2500만개)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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