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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습국면 KB에 또…낙하산 망령?
임영록 白旗로 차기회장 인선 가속도
회추위 ‘외부 회장·내부 행장’ 솔솔
“내부엔 정말 회장감 없나” 답답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소송 취하 및 등기이사직 사퇴로 KB사태가 마무리된 가운데 KB금융 차기 회장 인선에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최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외부출신 회장, 내부출신 행장’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낙하산 논란이 불붙을 조짐이 일고 있다.

출신이 다른 두 전직 낙하산 수장의 내분으로 KB사태가 촉발됐는데도, 낙하산 인사를 논의한다는 것은 그만큼 인재풀이 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인재기근’에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회추위가 100여명의 회장 후보군 확정을 앞두면서 가장 크게 우려한 부분은 내부에서 KB금융을 이끌만한 중량감 있는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이 없다 보니 회장직에 걸맞은 능력이나 폭넓은 시각을 가진 인사를 발굴하거나 키워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신한금융이나 하나금융은 후계자 프로그램을 상시 가동해 내부출신 인재를 우선 등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둔 상태다. 신한금융은 회추위가 상시 가동해 은행이나 카드, 금융투자, 생명, 자산운용 등 주력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회장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하나금융도 경영발전보상위원회 등을 통해 매년 회장이 제안한 예비 CEO 후보군에 대한 평가 및 승계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잇따른 금융사고로 주요 보직에 있는 내부 인사들이 대부분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는 점도 부담이다. 내부 인사 중 유력 후보로 알려진 박지우 국민은행장 직무대행은 경징계를 받았으며, 민병덕 전 행장은 불법 영업행위를 눈감았다는 이유로 ‘주의조치’의 경징계를 받은 바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KB금융 회장으로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회추위가 회장 자격기준으로 삼는 ‘CEO 후보 자격 기준’을 보면 최근 논란이 됐던 ‘관피아(관료+마피아)’까지도 포괄하고 있어 또다시 낙하산 인사가 최종 후보로 추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KB금융이 공개한 ‘CEO 후보 자격 기준’에 따르면 금융산업 관련 전문지식 항목 중 임원 경력 및 업무추진력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회장후보의 경력을 평가할 때 대형은행이나 금융기관 뿐 아니라 ‘금융정책 또는 금융감독기관에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지위에까지 도달한’ 경력까지 평가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즉 관피아도 회장후보가 될 자격이 있는 것이다. 물론 관피아 출신 인사는 후보군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배제될 수 있겠지만, 이들이 최종 후보에 오른다고 해도 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여론을 의식해 적극적인 개입이 어려워 난감해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가 개입할 상황이 아니다”면서도 세간에 도는 KB금융 회장 관련 하마평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회장 인사와 관련해 노조는 “KB금융 차기 회장에는 내부출신이 선임돼야 한다”고 강력한 메시지를 금융권 안팎에 전달했다. 성낙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최근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 등에게 “KB금융의 차기 후보로 추천을 받더라도 차기 회장직은 내부 출신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지를 표명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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