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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세계 큰 피해 준 태풍 죗값 물어 환생 불가…태풍 이름 이모저모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올 들어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총 3개로 평년(지난 30년 평균 2.2개)보다 많다.

올해 국내에 영향을 끼친 태풍은 제8호 ‘너구리(NEOGURI)’, 제11호 ‘할롱(HALONG)’, 제12호 ‘나크리(NAKRI)’다.

태풍이 언론 보도에 자주 오르내리면서 독특한 태풍의 이름이 어떻게 붙여지는지 궁금증이 높다.

국가태풍센터 설명에 따르면, 태풍에 이름을 붙이게 된 이유는 태풍을 잘 구별하기 위해서였다.

태풍은 통상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데, 같은 지역에 태풍이 여러 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이름을 붙여 태풍을 구별했고 혼란을 방지했다는 것이다.

처음 태풍에 이름을 붙인 것은 호주의 예보관들이었다. 당시 이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태풍에 붙여 예보했다고 전해진다.

예를 들어 “앤더슨이 태평양에서 헤매고 있다”, “앤더슨이 엄청난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식이다.

이어 2차 세계대전 후 미 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때 예보관들은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하는 전통이 있었다.

이 때문에 1978년까지 태풍의 이름은 죄다 여성 이름이었다.

현재 태풍이 이름을 갖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태풍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세계기상기구(WMO) 산하 태풍위원회 가입 국가는 총 14개국.

이들 국가는 캄보디아, 중국, 북한, 홍콩, 일본, 라오스, 마카오, 말레이시아, 미크로네시아, 필리핀, 한국, 태국, 미국, 베트남이다.

이들 국가는 한 국가당 이름을 10개씩 제출한다. 그렇게 모인 140개의 이름을 다시 28개씩 5개조로 분류한다.

이 5개조의 이름 순으로 태풍에 이름이 붙여진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나면 다시 1번부터 순차적으로 사용한다. 돌고 도는 셈이다.

태풍이 연간 30여개 발생하므로 약 4∼5년에 이름이 한바퀴 도는 셈이라고 국가태풍센터는 설명한다.

올해 발생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 너구리는 2008년 4월 15일에도 한 번 태어났다.

그때 그는 2008년 그 해 처음 태어났던 제1호 태풍이었다.

그는 앞으로 4년 뒤인 2018년은 넘어야 드디어 ‘환생’해 세상에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했던 태풍 풍웡은 홍콩에서 만든 이름이다.

풍웡은 28개씩 5개조로 이뤄진 태풍의 이름뱅크 중에서 3조 4번째에 해당한다.

3조의 경우 나크리를 1번으로 펑선, 갈매기, 풍웡, 간무리, 판폰, 봉퐁, 누리, 실라코, 하구핏, 장미, 메칼라 등 28개로 구성되어 있다. 당분간 이 3조의 이름들이 순서대로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

예컨대 2014년 9월 26일 기준 가장 최근 발생한 태풍은 ‘간무리(KAMMURI)’다.

간무리는 일본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별자리 중 왕관자리를 가리킨다.

이후 태어나는 태풍은 판폰, 봉퐁 등의 이름을 얻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제출한 태풍 이름 10개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다.

북한도 10개를 제출했다.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무지개, 메아리, 소나무, 버들, 노을, 민들레, 날개다.

‘인간 세계’에 큰 죄를 지으면 태풍은 아예 환생의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은 이름이 아예 퇴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죗값을 받는 것이다.

태풍위원회 총회에서 퇴출을 결정하면 해당 이름은 사라지고 새로운 이름으로 대체된다.

이름의 변경은 퇴출된 이름을 제출했던 국가에서 결정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태풍 ‘나비’는 2005년에 일본을 강타하면서 엄청난 재난을 안겼다. 결국 ‘나비’는 ‘독수리’라는 이름으로 대체됐다.

이제 태풍 나비는 세상에 없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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