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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환의 이유있는(?) 금리인하 집착
[헤럴드경제 = 하남현 기자] 한 차례 인하로는 성이 차지않아 보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들어 기준금리 추가 인하 필요성을 잇달아 언급하고 있다. 지난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내린 이후 잠잠하던 최 부총리의 금리 관련 발언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진 이후 재차 쏟아졌다. 기준금리 결정의 주도권이 이미 정부로 넘어갔다고 판단한 시장은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최 부총리는 지난 25일 정부 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처럼 (경제회복) 모멘텀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에 확신을 가질 때까지는 정책이 일관성 있고, 상호정책이 모순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달들어 지속적으로 언급해왔던 금리 인하 시사 발언의 연장선상이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차 호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와인을 함께 마셨다고 소개하며 “금리의 ‘금’자도 얘기안했지만, 척하면 척이다”라고 말했다.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의미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지난 16일에는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다른 나라에 비해 금리가 높은 수준이라고 말하며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의 생각은 확고해 보인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완화, 자영업자 대책과 같은 각종 경제정책을 발표했고 내년 예산안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확대해 편성한 가운데 통화정책 역시 지속적으로 보조를 맞춰야 자신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경상성장률 6% 진입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올 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가 전분기보다 6포인트나 하락한 97에 머무는 등 체감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금리를 재차 내려야 한다는 최 부총리의 결심을 더 굳게 다지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세 부총리의 강도 높은 발언이 이어지자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반신반의하던 시장도 점점 연내 추가 인하로 무게추를 옮겨놓고 있다.

당장 10월 인하 가능서도 제기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한국은행이 10월에 성장률과 물가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기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10월에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10월이 아니더라도 연내에는 인하 조치가 시행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진단이다.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불과 한 두 달 정도의 간격을 두고 잇따라 금리를 내리는 것이 현 경제 상황에서바람직한가에 대한 의문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책 공조라고는 하지만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이 도를 넘어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금리 인하 결정 당시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은 “한은의 독립성 포기 결정”이라며 “통화정책이 권력의 입맛에 맞도록 휘둘리게 되면 경제 전체에 엄청난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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