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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투자자에게 군림하는 ‘황제주’, 액면분할 통해 ‘국민주’돼야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침체에 빠진 국내 증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초고가주의 액면분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액면분할로 대형 우량주의 주가가 낮아지면 투자자의 접근이 쉬워져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증시가 활성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애플의 시가총액(약 633조원)은 삼성전자 시총(약 170조원)의 3배를 훌쩍 넘지만 주가는 10분의 1수준이다. 애플은 1980년 12월 상장 뒤 총 4차례 주식분할을 진행해 개인 투자자가 쉽게 사고 팔 수 있게 했다. 그로 인해 거래량도 꾸준히 늘어나 하루 거래량이 삼성전자의 200배에 달한다. 주가도 6월9일 분할 이후 지난 24일까지 8.59% 뛰었다.

미국은 액면에 관한 제한규정이 없어 무액면주식 발행이 허용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가가 100달러를 넘기면 주식분할을 실시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월마트는 지금까지 총 9번 주식분할을 시행했다.


단일순 한국거래소 시황분석팀장은 “미국은 주주관리 우선정책에 따라 고가 주식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식분할을 시행한다”며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주식매수 기회를 늘리고 유동성을 높여 주가 부양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상장사는 액면분할을 외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유가증권시장에서 11개사가 액면분할을 했지만 2013년에는 5개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엔 단 3개사만 액면분할을 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2012년 13개사에서 2013년 7개사, 올해 상반기 2개사로 액면분할을 시행하는 상장사가 줄고 있다.

이는 곧 증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의 초고가주(액면가 5000원 기준 주가 50만원 이상)를 분석한 결과, 유가증권시장에서 초고가주의 시총 비중은 5분의 1에 달하지만 거래량 비중은 0.12%로 매우 저조했다. 삼성전자는 시총의 17% 가량을 차지하지만 거래량 비중은 0.09%에 불과했다. 또 이들 초고가주의 거래량 회전율(거래량/상장주식수)은 0.17%로 저가주의 절반 수준에 그쳐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SK텔레콤과 제일기획의 사례를 보면 액면분할을 한 뒤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며 “초고가주가 액면분할로 주가를 낮추면 소액 투자자의 거래 부담이 줄어 유동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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