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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00회 연주회 화려한 경력…그가 콧수염을 기르는 이유는
트럼펫 연주자 안희찬 교수
국내 최고 트럼펫 연주자 안희찬<사진>이 헤럴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에서 ‘베니스의 축제’를 협연한다. 이곡은 밝고 경쾌해 축하의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고난도의 기교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때 배운 ‘내 모자 세모났네~세모난 내 모자’ 그 노래의 변주곡입니다. 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로 연주되는 곡이기도 하죠. 트럼펫은 축제 때 팡파르를 울리는 화려한 악기잖아요. 화려한 기교가 필요한 곡을 트럼펫으로 연주하면 화려함의 극치가 되겠죠”

김봉미 헤럴드필하모닉 지휘자는 안희찬을 가리켜 “사막이나 남극에서 협연을 하라고 해도 마음놓고 연주할 수 있는 분”이라며 “성격처럼 연주도 쿨하고 유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희찬 연주자는 트럼펫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라고 말했다. 트럼펫은 MBC 장학퀴즈 시그널 음악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처럼 힘차고 남성적인 소리뿐만아니라 ‘넬라판타지아’ 등 차분하고 고요한 음악까지 소화해내는 매력적인 악기다.

하지만 금관악기 중에 가장 작고 기온 등에 예민해 다루기 어려운 악기로 꼽힌다. 안희찬이 콧수염을 고집하는 이유 중 하나도 겨울에 입술이 터서 소리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삑사리 하면 대표적인 악기가 트럼펫이잖아요. 현악기 연주자들보다 스트레스가 심해요. 트럼펫 부는 사람들의 성격은 대체로 과감하고 무대뽀예요. 누구랑 타협 잘 하지 않고 직선적이죠”

경남 함안 출신인 그는 대학생들이 부는 트럼펫을 어깨너머로 배우다 고3 때 영남대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했다. 대학시절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장학생으로 선발돼 유학을 다녀온 뒤 코리안심포니 수석, KBS교향악단 수석, 나고야필 객원수석 등을 거쳐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음악대학교수로 재직 중이다.

내년에는 유럽의 유명 연주자 6명과 함께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처음 열리는 제프틱 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27살에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연주횟수를 세어보니 2700번 정도 되더라구요. 일년에 120~130번씩 연주했으니 굉장히 많이 했죠. 내년쯤에는 남들이 다 하는 독주회가 아니라 색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는 독주회를 구상 중입니다”

올봄 코리안심포니 수석을 그만둔 안희찬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보다 전념하고 있다. 교수로, 솔로 연주자로 바쁜 와중에 그는 지난해부터 세미 프로로 구성된 강남윈드오케스트라 지휘자까지 맡고 있다.

“단원 중에는 악기상, 자영업자, 회사 중역도 있어요. 가장 막내는 초등학교 6학년인 제 아들이고, 올해 일흔둘인 분도 계시죠. 음악을 갖고 죽고 살 필요없이 안 되면 안 되는대로, 잘 되면 벅찬 마음으로 즐겁게 연주하고 있죠. 언젠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후원하는 튼튼한 윈드 오케스트라팀이 생기는 날까지 윈드 오케스트라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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