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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들해진 리모델링의 재발견...공사 마치고 나니 시세‘껑충’
준공후 수억원대 웃돈 붙어
정부의 9.1 부동산대책으로 재건축 연한이 축소돼 리모델링 논의가 자취를 감추고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리모델링의 경쟁력은 여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주목된다.

옛 청담동 청구아파트를 수평증축 리모델링한 청담 아이파크<사진>는 리모델링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은 경우다. 지난 2011년 3월 리모델링 시공사를 현대산업개발로 선정하고, 이듬해 2월부터 2년여의 공사를 거쳐 올해 3월 입주한 이 아파트 전용면적 85㎡는 시공사 선정 전 시세가 7억원대였다.

그러나 가구당 2억6000만원을 들여 전용면적 110㎡로 증축한 뒤 입주를 마치자 시세가 13억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시공사 선정 전 시세인 7억원대에 리모델링 분담금 2억6000만원을 더해도 3억원의 웃돈이 더 붙은 것이다.


이 아파트 소유자들은 사업추진 당시 이 리모델링 사업의 성공 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결과적으로 리모델링은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다. 당시 관련 법규상 수직증축이 불가능해 수익성 낮은 수평증축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손해보지 않고 오히려 이득을 봤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은 “리모델링 중에서도 첨단 최신기법인 뜬구조공법을 국내 최초로 적용한 단지여서 가구당 분담금이 다른 리모델링보다 많이 나왔지만 입지가 우수하고 수요가 많아 호평받고 있는 것 같다”면서 “리모델링은 필요에 따라 공사 규모를 다르게 할 수 있어 재건축 외에 노후 아파트를 살리는 좋은 대안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역시 리모델링을 선택한 청담동 두산아파트 역시 청담래미안로이뷰로 거듭나며 위상을 더욱 확고히 했다. 2006년 6억원대였던 이 아파트는 리모델링이 본격화된 2011년 상반기 10억원으로 뛰더니 입주를 마친 현재 시세는 15억원대까지 치솟았다. 가구당 리모델링 분담금이 2억9000만원 수준이어서 2006년 당시 입주했다가 리모델링을 마쳤다면 6억원대에 분담금 약 3억원을 더하더라도 6억원이 더 오른 셈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런 사례를 들며 건물을 완전히 부수고 다시 짓는 재건축의 경우 자원 낭비가 심각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 만큼 재건축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또한 리모델링 등 재건축보다 효율적인 대안 모색이 절실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 재건축 완화 수혜지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제외한 서울의 다수 노후 아파트들의 경우 수익성 면에서 확실한 미래가 보장되지 않으므로 비용이 많이 드는 재건축 외에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은 여러가지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모델링 전문 건설업체 S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재건축 단지에서 리모델링 공법을 사용할 경우 추진 기간과 추진 비용 등에서 시간은 2~3년, 비용은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2년 준공된 전용면적 70㎡ 1000가구 단지를 재건축한다고 가정할 경우, 추진 기간은 7~8년 걸리지만 리모델링하면 4~5년 걸린다. 비용 또한 재건축할 경우 가구별 분담금은 1억8000만원 수준이지만 리모델링하면 9000만원으로 재건축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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