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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독 25년…동독 ‘삶의 시계’ 15년째 멈췄다
통독 10년 이후 생활수준 정체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25년이 지났지만 동서간 분열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독일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구동독 지역의 생활수준이 서독보다 3분의 1정도 약화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을 맞아 독일 재통합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나왔다.

특히 동독지역 고령화와 기업활동 부진, 국가 재정지원 감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독일은 그동안 경제생산과 인프라 투자, 동독지역 생활수준 개선 면에서 거대한 진전을 보였지만, 구동독 지역의 1인당 국민총생산(GDP)은 지난해 서독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FT는 “구동독 주민 대부분은 독일민주공화국(DDRㆍ동독 정식 명칭)의 종언을 기뻐하면서도 경제적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함에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불만은 유로화 사용을 반대하는 신생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대한 강한 지지로 표출되기도 했다.

문제는 통독의 성과 대부분이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첫 10년 간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후 15년 간의 동서 결합은 정체됐다.

단적인 예가 실업률이다. 실업률 격차는 줄어들고 있지만 1990년대 만큼 빠르지 않다. 지난해 서독 실업률은 6%였지만, 동독은 10.3%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다만 청년실업은 유럽연합(EU) 다른 지역만큼 심각하지 않았다. 동독지역 25세 이하 실업률은 지난해 9.2%로, 서독 7.9%보다 컸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다른 EU회원국의 청년실업률 23.4%에 비하면 선방한 것이다. FT는 “직업훈련을 포함한 대학교육시스템 통합이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서독 출신 젊은이들이 동독지역으로 이주해 공부를 한 것도 도움을 줬다. FT는 “지난 3년 간 서에서 동으로 순(純)이주율은 제로수준에 머물렀지만, 서독 젊은이들이 물가가 싼 동독지역, 특히 베를린으로 이주해 학업을 이어가면서 생활수준 개선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동독지역의 빠른 고령화는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다. 동독지역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3%로, 서독 20%보다 높다. 서독 고령화 속도가 낮은 것은 외국인 이민자가 많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수치는 더 벌어져 2030년 동독이 33%, 서독은 28%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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