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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부지 고교생 아닙니다…우리는 또래 청소년 근로권익 지킴이”
-고용부 운영 알바지킴이 ‘알자의 소리’팀 화제
-하나고 학생들 “임금에 당당한 청소년알바 해결위해 뛸 것”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중학교 2학년 때 ‘전태일 평전’을 읽었어요.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혹사당하고 있구나’ 라고 전태일이 깨닫는 부분에 감명을 받았죠.”

“문자로만 존재하는 법은 사람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느꼈고, 그 법이 존재한다는 걸 알아야 비로소 자신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데, 특히 청소년 근로자들이 그렇지 못하기에 그만큼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하나고등학교 2학년 조연수(17) 양의 말이다.

‘알자의 소리’팀 멤버들.

조 양을 포함해 하나고 1,2학년생들로 구성된 6명은 고용노동부가 청소년 근로조건을 홍보하기 위해 선발한 알바지킴이 청소년리더, ‘알자의 소리’팀이다.

‘알자의 소리’라는 팀명은 ‘Right of Junior Arbeit’(청소년 근로자의 권리)의 앞글자를 딴 ‘RJA’(알자)에서 착안했다.

고용노동부 알바지킴이 운영 사무국에 따르면 5년째를 맞는 ’알바지킴이’는 올해 이들을 포함한 25개팀이 참여해 6월부터 8월까지 온ㆍ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활동했다.

이들 알바지킴이의 주 임무는 ‘청소년도 최저임금의 혜택을 받는다’ ,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와 같은 청소년 근로조건 보호 규정에 대해 알리는 것이다.

‘알자의 소리’팀은 자신들이 나눠주는 팸플릿 책자를 사람들이 읽지 않고 버리는 것을 보고 총 20여만원의 자비를 들여 알바10계명이 인쇄된 부채 1000개를 제작하기도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가게 업주들의 반응도 아주 좋았다.

지난 8월엔 이들에게 언론홍보라는 미션이 부여됐다. 이들은 신문사, 방송사 등에 취재 요청을 했지만 “검토해보겠다”는 이야기만 돌아왔다. 일부 지역 신문 몇 곳이 취재를 해 갔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의 청소년알바 10계명.

“언론사에 메일도 수백통 보냈지만 메일을 읽지 않거나, 읽어도 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아쉬워하던 1학년 오주이(16ㆍ여) 양은 늦게나마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고용노동부 알바지킴이 운영사무국 관계자는 “간혹 참여하는 흉내만 내는 팀들도 있다. 하지만 ‘알자의 소리’는 정말 열심히 하는 팀들 중 하나”라고 칭찬했다.

이 관계자는 “고등학생팀 대부분 실제로 본인이 알바를 해본 친구들이 아니다. 부모님이나 선배들의 권유로, 솔직히 말하면 점수나 커리어를 쌓는 목적으로 시작하는 친구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하지만 실제로 악조건속에서 알바를 하는 또래 친구들을 지켜보고 활동하다보면 자연스레 청소년 권익에 대한 정의감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비록 올해의 공식 활동기간은 끝났지만 이들은 내년에도 또 참가할 계획이다. 1학년 한상우(16) 군의 포부가 당당하다. “저는 청소년들에게 최저임금에 조금 못 미치게 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어요. 무지에서 나온 착각이었죠. 청소년들이 자신의 부당한 임금에 당당히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때 청소년 알바 문제가 해결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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