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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권 새 수익원…빅데이터의 힘
은행 우량-불량고객 판단
보험사 허위신고 자료 활용
자금세탁 의심거래도 판별

카드사 중국인 소비패턴분석
관광지 등 맞춤형모델 제시도


#1. 입사 6개월차 회사원 A(35)씨는 축구대회가 끝난 뒤 회식장소 섭외를 지시받았다. 난생 처음 가본 장소에서 맛집을 알 수 없을 터. 스마트폰에서 신용카드사 전자지갑 앱을 열어 현재 위치에서 유명한 고깃집을 찾아냈다. ‘회식하기 좋은 곳’으로 추천된 곳 중 한 곳이었다. 할인쿠폰도 챙겼다. 덕분에 회사 뒷풀이는 무사히 끝났고 A씨는 “단번에 유능한 직원이 됐다”며 웃었다.

#2. 한 손해보험사 사무실에 사고 배당을 알리는 문자가 접수됐다. 적재함을 들어올리던 덤프트럭 기사가 중량감을 이기지 못하고 내려앉으면서 상해를 입었다는 내용이었다. 보험금 지급 대상이다. 하지만 보험사기방지시스템(FDS)을 확인한 담당자 B씨는 이 건을 보험조사파트에 배당했다. 조회 결과 ‘ FDS Y+3’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FDS는 청구된 보험 건에 대한 경험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사기 위험도를 분석해주는 시스템이다. 위험도는 Y+1,Y+2, Y+3으로 갈수록 높아진다. 현장조사 결과 덤프트럭 기사는 운전석이 높은 덤프트럭에 오르던 중 발을 헛디뎠지만 보험금을 타기 위해 차량운행 중 발생한 사고로 허위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빅데이터가 금융권에 새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빅데이터란 기존의 방식으로는 저장, 관리, 분석이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크고 빠른 순환속도의 형식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의 총칭이다. 금융권에서는 고객정보를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할 뿐만 아니라 상품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사기거래 방지와 금융보안 향상 등에도 빅데이터의 활약은 크다.

선점여부에 따라 시장 판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되면서 카드, 보험, 증권 뿐 아니라 가장 보수적인 은행들도 속속 빅데이터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절대수입원인 예대마진이 저금리로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신 수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빅데이터는 매력적인 수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BC카드는 미래창조과학부 빅데이터 시범사업에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패턴 및 트렌드를 분석, 관광지를 개발하고 추천하는 지도기반의 맞춤형 관광정보 사업에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 결제정보와 결제패턴은 곧 관광업계엔 귀중한 영업정보여서 금융사의 빅데이터는 꽤 짭짤한 수익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빅데이터는 신용도에 집중된 국내 개인신용평가 방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로도 여겨진다. 씨티그룹, BB&T, 제스트파이낸스(대출사), 프로그레시브(보험사) 등 외국 금융기관들은 주소, 통화내역, SNS, 차량운행기록 등 비정형 데이터를 신용평가 항목에 반영해 대출고객기반 확장 및 부실률 하락 효과를 보고 있다. 그만큼 우량 및 불량 고객의 판결 예측율이 높아지게된다. 자금세탁 방식에 대한 데이터 분석으로 의심되는 거래를 골라낼수도 있다. 하루면 판별이 가능할 정도다.

갈길이 멀지만 현실적 장애물이 문제다. 연초 카드사 정보유출사태로 개인정보보안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형 데이터의 활용경험이 부족하고 데이터 보완 및 데이터 분석활용을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나 관련 인력양성이 미흡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신윤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빅데이터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보안체계 구축과 보안 관련 IT기술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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