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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行 금융 공기관 직원들 ‘속앓이’
캠코 · 주택금융公 등 본사 이사
자녀교육 · 복지에 지방행 꺼려


지난달 22일 부산 국제금융센터(BIFC)가 준공되면서 금융 공기관들의 이전 준비가 한창이다. 자산관리공사(캠코), 주택금융공사, 한국예탁결제원 3개 기관은 BIFC로, 신용보증기금은 대구 혁신도시로 각각 본사를 이전한다. 해양과 금융의 시너지 등 긍정적인 기대도 많지만 이전 예정인 기관 내부에서는 속앓이도 상당하다.

이전 기관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내려가는 캠코는 다음달 이전을 시작한다. 본사 직원 800명 중 620여명이 부산으로 내려간다. 캠코는 대부분의 업무와 직원이 내려가지만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 건물을 매각하지 않고 서울지사로 사용할 계획이다. 본사가 부산으로 이전하면 아셈타워에 나가 있던 직원들도 이 건물로 들어오게 된다.

나머지 건물은 매각한다. 직원 숙소인 대치동 건물은 지난 5월 이미 팔았고 현재 사당동 숙소 건물을 매각 중이다. 캠코는 ‘부산화’를 위해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에 직원 숙소를 마련하는 한편 합동 설명회를 통한 부산인재 채용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예탁결제원은 임직원의 약 55%인 220명이 부산으로 이전한다. 다음달 하순부터 3주간에 걸쳐 옮긴다. 예탁원은 직원 절반가량이 서울에 남는 만큼 여의도 본사 건물은 매각하지 않고 일산센터에 나가 있는 직원들을 입주시켜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 YTN타워에 본사를 둔 주택금융공사도 11월 초부터 부산행에 나선다. 280여명의 본사 직원 전체가 부산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달 IT장비 이전을 시작으로 대구 신사옥으로 이전 준비가 한창인 신용보증기금도 11월부터 직원들을 이동시킬 예정이다. 서울 본사 직원 690명 전원이 내려간다. 200명 정도의 직원을 수용하게 될 숙소는 11월 말 완공된다. 마포공덕오거리 본사 건물은 매각한다.

겉으로 볼 때 이전 계획이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직원들의 속앓이는 깊어지고 있다. A기관 관계자는 “정치권과 부산 민심이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최대한의 인원이 내려가야 한다는 게 회사 생각”이라면서 “대관업무 등 업무공백이 예상되지만 당분간은 감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B기관 관계자는 “숙소 규모가 적어 직접 집을 구해야 한다. 사야할지 말아야할지부터 아이들 교육까지 생각하면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고 한숨을 쉬었다.

직원들 사이에서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C기관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 ‘어느 부서로 가면 안 내려가도 된다’는 등 서울에 남을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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