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장 포스의 라미란이 있었기에 ‘여군’이라는 말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으며, 김소연이 있어서 진정성을 높여주었다. ‘이이잉’ 혜리는 엄숙주의 군대문화를 뚫은 단 10초의 활약으로 예능대세의 칭호를 얻었다.
‘진짜사나이’ 최민근 PD는 22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여군특집은 원래 3회로 예상했는데, 시청자들의 관심으로 5회가 됐다. 훈련과정을 찍다보면 멤버들의 기질과 성격이 그대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회고한 뒤 멤버들에게 받은 인상과 특성을 소개했다.
최 PD는 “혜리는 씩씩하고 명랑하며 귀엽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런 모습이 상황속에서 잘 나와 효과가 컸다”면서 “그래도 이렇게 오래동안 회자될 줄은 몰랐다. 한마디로 혜리는 귀여움의 재발견이었다”고 전했다.
최 PD는 이어 “김소연은 체력이 약해 안타깝고 짠했지만 근성만큼은 최고였다. 보는 사람도 어느순간 숙연해질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맹승지의 경우는 초반 ‘미운 오리새끼‘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여자→군인→부사관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는 것이다. 최 PD는 “맹승지는 군부대에서 예능 버라이어티를 찍는 줄 알고 철없이 왔다가 군인으로 변화됐다”면서 ”맹승지가 논란도 있었지만, 맹승지의 이런 모습이 군대에 처음 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실제 모습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최 PD는 “맹승지는 열외를 한 적이 없다. 잘 안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열심히 했다”고 했다.
최 PD는 라미란은 전직군인이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고 한다. 관절염도 있고 40대에 접어들면서체력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었지만 적응속도와 동화가 매우 빨랐다고 한다. 최 PD는 “라미란씨는 군인을 했으면 정말 잘했을 것이다. 리더의 모습도 있고. 옷갈아입는 속도가 엄청 빨랐다. 군대에서 중요한 ‘자세’가 제대로 나왔다”고 전했다.
최 PD는 “최지나는 아직 서툴고 엉뚱한 면이 있었지만, 또 한국말을 잘 몰라 지시상황을 잘못 알아들었지만 열심히 하고자 하는 열의를 봤다. 잘못 알아듣고도 열심히 했다. 그래서 귀엽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승희는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답게 티 안내고 묵묵히 훈련을 소화해내며 든든함을 선사해주었다”고 평했다.
최 PD는 “홍은희는 똑쏘리 나는 똑순이 아줌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병이 있어 약을 먹기도 했지만 엄마의 위대함을 몸소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은 김소연이 11m 고공 사다리를 올라가면서 매 계단 신음소리를 냈고. 이를 지켜보는 동료 여군들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흐느껴 울며 동료애를 발휘했다. 여군특집에서만볼 수 있는 보너스이자 진정성이었다. 예능감 없는 김소연의 분량이 가장 많았고, 다른 사람 훈련은 결과만 알려주는 등 편집되는 경우도 많았다.
“여군특집을 한번 더 만들어볼 생각이 없냐”(가령, 누리꾼들이 의견을 올린 김연아 장미란 등으로 멤버를 구성한다든가 해서)고 물어봤더니 최 PD는 “여군특집을 한 번 더 만들고 싶지만, 부사관학교 입교가 1년에 2번뿐이라 잘 맞춰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가능성은 있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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