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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뉴스] 직장인의 아침을 점령하라…패스트푸드 전쟁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빵 한조각 집어들고 뛰면서 ‘출근전쟁’을 치르는 바쁜 직장인.

이들을 잡기 위해 패스트푸드 업계가 치열한 ‘아침식사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맥도날드는 2주 동안 공짜커피를 제공하고, 타코벨은 광고로 맥도날드와 디스전을 벌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버거킹은 커피 및 도넛 체인 팀호턴스를 인수하며 아침메뉴 강화에 대한 야심을 내비쳤다.

(왼쪽부터) 맥도날드 로고. [사진=맥도날드 홈페이지], 버거킹 로고. [사진=버거킹 홈페이지], 타코벨 로고 및 관련 사진. [사진=염! 홈페이지]

아침메뉴 개발은 맥도날드, 버거킹 등 주요 패스트푸드 기업들을 중심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이어진 매출 부진을 막겠다는 일종의 몸부림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패스트푸드는 정크푸드란 인식이 널리 퍼면서 건강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밀레니엄 세대 등 젊은이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어 업계가 상품개발을 통해 매출 부진만큼은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불붙은 아침식사 전쟁=맥도날드는 이달말까지 아침 시간에 무료 커피를 제공하는 행사를 실시중이다. 맥도날드는 아침 식사시간인 오전 7시부터 10시 반까지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커피를 무료로 서비스한다. 이같은 대규모 행사는 지난 3월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회사 측은 성명을 통해 “지난 3월에 처음으로 ‘무료 커피 행사’를 실시했고 2주 동안 무료 커피 수백만 잔이 나갔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머니(Money)는 신학기 시작에 맞춘 맥도날드의 전략이라면서, 무료 커피를 통해 아침식사 상품과 판촉을 연계하고, 아침식사 뿐만 아니라 점심, 저녁 식사로 매출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 본격적인 아침식사 판촉 경쟁은 이전부터 시작됐다. 올해 초 아침메뉴로 와플 등을 출시한 타코벨은 지난 3월부터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을 시작했다. 아침식사 시장에서 경쟁하는 맥도날드를 노린 것이다. 무료 커피 제공 행사는 타코벨의 디스광고에 대한 맥도날드의 대응전략이었다.

맥도날드, 버거킹, 타코벨 아침식사 메뉴. [사진=각 사 홈페이지]

타코벨의 광고는 실제 이름이 로널드 맥도날드인 일반인이 출연해 타코벨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내용이었다. 지난 7월엔 이 로널드 맥도날드가 타코벨의 아침메뉴를 찬양하면서 2차전에 돌입했다.

이같이 아침식사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아침식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거킹은 아침메뉴 강화를 위해 머핀 등 기존 메뉴와 아침시간 이후에 판매되지 않았던 햄버거도 함께 판매하기로 했다.

최근 팀호턴스 인수도 아침식사 시장 공략을 위한 단초로 해석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버거킹이 맥도날드의 에그맥머핀과 스타벅스의 라떼와 함께 경쟁하고 있다면서 팀호턴스 인수가 버거킹의 아침식사 메뉴를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키치투자은행의 크리스토퍼 가이어는 블룸버그에 “이는 명백히 버거킹이 본 궤도에 올라 아침식사 시장에서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려고 노력하는 상당히 전략적인 인수”라고 평가했다.

버거킹은 팀호턴스를 114억달러에 인수하며 세계 3대 패스트푸드 업체로 거듭났다.

미 전역에서 모인 로널드 맥도날드가 출연한 타코벨의 맥도날드 디스 광고 중 한 장면. [사진=타코벨 광고 캡처]

▶치열해진 패스트푸드 업계 경쟁, 원인은…=맥도날드, 타코벨, 버거킹 외에도 최근 스타벅스, 던킨도너츠, 잭인더박스, 하디스, 칼스주니어 등 여러 브랜드가 아침메뉴 전쟁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진 이유는 달라진 소비자들의 인식과 소비 패턴 변화가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매년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는 아침식사 시장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올 들어 맥도날드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월간 매출이 2003년 이래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8월 동일점포 매출은 전문가들이 예측한 전월대비 3.1%보다 더 하락한 3.7%인 것으로 나타났다.

버거킹의 매출하락은 더욱 눈에 띈다. 2011년 23억3990만달러에 이르던 매출은 2012년 19억7090만달러, 지난해 11억4630만달러로 급락하며 반토막났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같은 매출 부진 원인에 대해 소비자들의 충성도 하락과 패스트캐주얼 레스토랑의 성장을 꼽았다.

소비자행동조사업체인 브랜드키스(Brandkeys)가 베이비부머, X세대, 밀레니엄세대 등 각 세대별로 총 3000명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방문자 비율을 조사한 결과 패스트캐주얼 레스토랑으로의 충성도 이전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베이비부머의 경우 패스트푸드점 방문이 18% 줄어들었고 X세대와 밀레니엄세대도 각각 11%,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서는 맥도날드만 놓고 본다면 미국 내 19~21세 월간 방문자 비율은 지난 2011년 초에 비해 12.9%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22~37세 고객들의 방문 비율도 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점심과 저녁식사 매출이 수 년째 부진하고 있는 반면, 아침식사 시장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어 이곳에 몰리는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7~2012년 아침식사 시장은 연평균 4.8%씩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도 3% 성장을 이뤘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침식사 시장의 팽창이 실업률 감소와 일하는 어머니들의 증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하는 어머니들이 아이를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기 전에 패스트푸드점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맥도날드 매장 및 관련 사진. [사진=맥도날드 홈페이지]

▶업계 대표 맥도날드, 돌파구는…=맥도날드는 거대한 조직 규모와 제조 과정에 있어 극단적인 효율성을 중시해 온 그동안의 노력이 오히려 전략을 전환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

WSJ은 메뉴 수가 많아 매장 운영에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으며, 새로운 경쟁환경에 적응하기에 덩치가 너무 커 문제 해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한 외식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맥도날드의 상품 개발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스테디셀러 상품을 개발하는데 그 여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매출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특별한 전략이 없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패스트캐주얼 레스토랑과 경쟁하고 소비자들의 입맞에 맞추기 위해 고급 햄버거를 개발하려면 재료의 가짓수가 많아진다. 이럴 경우 지금까지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한 주방에 혼란이 야기된다. 때문에 기존 생산공정을 유지시키면서 상품을 개발할 방법을 찾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최근엔 최저임금 인상 문제, 중국 공급업체의 유통기한이 초과된 불량 고기 판매 의혹 등으로 이미지가 실추돼 젊은 소비층을 다시 끌어들이고자 디지털 광고 비중을 늘리고 모바일 주문결제도 도입하는 등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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