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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자의 저주? 한전부지 낙찰가 10조5500억원 손익분석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18일 한국전력이 발표한 삼성동 한전 본사 부지의 낙찰가는 10조5500억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부동산업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감정가(3조3346억원)에서 낙찰가가 1조원 높아지면 감정가 기준 10조원인 전체 사업비가 1조8000억원 더 늘어 11조8000억원이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계자는 “낙찰 토지의 40%를 서울시에 기부채납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취득세와 등록세 등 세금과 금융비용을 감안할 때 입찰가가 감정가보다 1조원 높아지면 총 사업비가 10조원에서 1조원 늘어나는 게 아니라 1조8000억원이 늘어나게 된다”며 “이런 계산 하에 낙찰가가 감정가보다 2조 높은 5조3000억원 대라면 사업비는 3조6000억원 더 늘어 총 사업비가 13조6000억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 완료 후 토지 및 시설의 가치가 8조원 상당인 것으로 추정돼 결국 5조3000억원에 낙찰받으면 5조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런 계산은 낙찰가를 감정가인 3조3346억원으로 볼 때 총 소요기간 10년간 총 사업비가 공사비 3조원, 금융비용 2조원 등 대략 10조원이 든다는 가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따르면 2조원이 더 늘어나면 총 사업비는 13조6000억원, 3조원이 더 늘어나면 15조4000억원이 된다. 실제 낙찰가가 10조5500억원이므로 감정가보다 대략 약 7조원이 늘었다. 이 경우 총 사업비는 12조6000억원이 더 늘어 22조6000억원이 된다. 사업 완료 후 토지 및 시설의 가치가 8조원이라고 보면 손실이 14조6000억원에 달한다.

향후 사업이 어떻게 전개될 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산술적인 단순 계산으로는 투입 비용에 비해 훨씬 큰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앞서 용산역세권 부지 입찰전에서 5조~6조원으로 예상되던 낙찰가가 8조원까지 올라 결국 사업이 무산된 게 아니냐”면서 “이번 한전부지 입찰전은 용산역세권 부지 입찰전과 전개되는 양상이 너무나 비슷해 보여 우려된다”고 말했다. 앞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결국 자금 문제, 글로벌 금융위기,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무산됐다.

이번 입찰을 통해 매각되는 한국전력 본사 부지(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512번지)의 토지면적은 7만9342㎡로 축구장 12개를 합친 면적이다. 수만평에 달하는 서울 마지막 금싸라기땅이라는 점에서 한전 부지 매각 건은 부동산업계와 재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 왔다.

입찰에는 국내 재계 1, 2위인 삼성그룹(삼성전자)과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컨소시엄)이 참여해 현대차가 승리했다. 앞서 용산역세권 부지에서 8조원 가량 써낸 삼성에 패한 뒤 절치부심한 현대차가 이번엔 이겨 1대1의 전적을 기록하게 됐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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