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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376조 슈퍼예산 편성] 확장재정 택한 정부…‘헬리콥터 초이’ 돈풀기가 시작된다
“과감한 경기부양” 최경환 부총리 의지 반영
“朴정부 ‘건전재정’ 접고 내년 지출 20조 늘려
“세입예산 현실화…국세수입계획은 13조 낮춰

“재정확대경제활력세수증대 선순환 목표
“실패땐 ‘나라살림 축낸 정권’ 낙인 찍힐수도


정부가 금과옥조로 여기던 ‘건전재정’목표를 접었다. 나라 살림살이에 적자가 커지더라도 당분간은 재정을 총동원해 경기부양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에도 2014년 예산안을 내놓으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을 표방했지만 규모와 강도는 내년 예산이 훨씬 크고 세다.

정부는 18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올해 총지출 대비 20조2000억원 늘어난 376조원의 내년도 세출 예산안을 공개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최근 3년 연속 세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세입 예산은 현실화했다. 내년 국세수입 전망은 221조5000억원으로 기존 계획상의 234조5000억원에서 13조원이나 낮췄다. 쓴 돈은 많고 들어올 돈은 적은 전형적인 적자 살림이다.

▶최경환 의중 많이 반영돼=정부가 재정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지출을 대폭 늘리려는 데는 지금의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봤기 때문이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재정지출 확대가 경기활성화로 이어져 가계소득을 끌어올리고 다시 세수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5%로 2012년 3분기(0.4%) 이후 7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명목 GDP는 전분기보다 0.4%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대로 가면 정부가 목표를 수정한 3.7% 성장률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더라도 경기부양에 과감히 나선 데는 최경환 부총리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그만큼 지출 총량을 두고 예산당국의 고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내년 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1%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추정했다. 금액으로는 33조6000억원이 펑크 난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2.4% 이후 가장 나쁜 수치다. 정부는 GDP 대비 재정수지가 2016년부터 차츰 개선돼 2018년에는 -1.0%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현 정부 내 균형재정 달성은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세수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낮은 물가와 원화 강세가 겹쳐 국세수입 목표는 3년째 달성하지 못할 게 확실하다.

지난해 국세수입은 예산대비 8조5000억원 부족했다. 올해도 9조원 가량 덜 걷힐 것으로 기재부는 추정하고 있다. 쓸 돈은 많이 잡아놨는데 들어오는 돈이 부족하면 결국 빚을 내야 한다. 정부는 내년에 약 33조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악화된다. 기재부가 이날 발표한 2014~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현재 GDP 대비 35.1%인 국가채무 비율은 2015년 35.7%로 높아진다. 금액으로는 570조1000억원이며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국가채무 비율이 2016년에 36.4%, 2017년 36.7%까지 올라갔다가 2018년에 36.3%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경제 선순환 구조 전환 전망은 아직 일러=정부는 현재 어려운 세입 여건을 고려하면 총지출을 대폭 축소하는 게 맞지만 민간 부문의 경제활력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재정지출 규모를 큰 폭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또 재정확대→내수활성화ㆍ경제활력 회복→세수증대로 이어지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문제는 정책의 실행력과 성과다. 급격히 늘어날 나라빚을 줄이려면 당장 내년부터 경제성장률을 4%대로 끌어올려야 한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성장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실패하면 나라 살림살이만 축낸 정권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la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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