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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형 프로젝트의 저주? 입찰가 4조3000억원이면 3조8000억원 손해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17일 한국전력 본사 부지 입찰 마감을 앞두고 또 다시 초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입찰가가 현 감정가(3조3346억원)보다 1조원 높아지면 약 3조8000억원, 2조원 높아지면 약 5조3000억원대의 초대형 손실이 우려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한전이 내부적으로 정한 비공개 입찰 하한가가 3조 후반~4조 초반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과 현대차 측은 입찰가를 4조 이상 쓸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경쟁이 가열될 경우, 상황에 따라 입찰가가 5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예상마저 나온다. 이럴 경우 일각에서 제기되는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전부지 사업은 감정가인 3조3346억원을 기준으로 해도 공사비 3조원, 금융비용 2조원 등을 감안하면 토지 매입 후 건물 건립 및 입주까지 약 10년간 약 10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세간의 주목을 받은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순탄하게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4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입찰을 앞두고 초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낙찰자는 낙찰 토지의 40%를 서울시에 공공기반시설로 기부채납해야 하고 취득세와 등록세 등 세금을 감안하면 입찰가가 1조원 오를 경우 실제 토지 매입가는 1조8000억원 더 늘어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보고 있다. 감정가 기준 전체 예산이 10조원대이므로 토지 매입비용이 감정가보다 1조원 높은 4조3000억원대가 되면 총 비용은 11조8000억원, 감정가보다 2조원 높은 5조3000억원대가 되면 총 비용은 13조6000억원이 된다는 것이다.

업계는 사업 완료 후 조성된 토지 및 시설의 가치가 8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어 낙찰가가 4조3000억원대라면 약 3조8000억원 손실, 낙찰가가 5조3000억원대라면 5조6000억원 가량 손실이 나는 셈이 된다.

세간의 주목을 받은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순탄하게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4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입찰을 앞두고 초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한전부지 입찰전은 용산역세권 부지 입찰전과 너무나 비슷해 보여 제2의 용산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용산역세권 개발 추진 당시에도 5~6조원 정도의 가치로 여겨졌던 땅을 삼성과 현대가 과열 경쟁하면서 삼성이 8조원대에 무리하게 낙찰받아 결국 무산된 게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한전부지 주변 토지 소유주들의 알박기가 심해질 게 뻔하다”면서 “훤히 다 보이는 시행착오를 용산 개발 때 그렇게 겪고도 또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용산역세권 개발, 상암동 랜드마크 초고층빌딩, 뚝섬 초고층빌딩 등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 등 최근 수년간 추진된 초대형 프로젝트들 역시 대부분 중도에 좌초한 바 있다.

이번 입찰을 통해 매각되는 한국전력 본사 부지(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512번지)의 토지면적은 7만9342㎡로 축구장 12개를 합친 면적이다. 개발가능한 토지의 씨가 마른 서울에서 강남의 금싸라기땅 수만평이 매물로 나왔기에 확실한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초대형 프로젝트의 끝이 해피엔딩이 아닌 경우가 많았음을 상기해 볼 때 이번 입찰의 승리자가 마지막까지 웃는 진정한 승자가 될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입찰에는 국내 재계 1,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마감 직전까지 불꽃튀는 입찰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공개적으로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고, 삼성그룹 측은 의사 표명에 신중한 모습이지만 16일 오후께 입찰 참가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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