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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드 人 코리아’조국을 겨누다
세계최강 양궁 한국인 코치 7명
말레이 등 지도자로 금빛 경쟁


한국 양궁은 80년대 이래 국제 무대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이다.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경기 방식을 바꾸는 등 조치에도 한국은 흔들림 없이 보좌에 앉아 있다. 선수 자원도 좋지만, 무엇보다 선수를 제대로 키워내는 육성, 조련 시스템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한국 양궁은 70년대 후반 김진호 선수의 등장으로 급성장했으나, 조직적인 훈련에 의해 정상을 유지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다. 이전까지만해도 남자는 미국과 일본, 여자는 구 소련의 아성에 눌려있었으나 서울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과 마인드 컨트롤 등 독자적인 훈련 방법을 연구해낸 것이 해를 거듭할수록 업그레이드되며 현재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90년대부터 한국 지도자들을 본격 영입하며 한국을 넘어서기 위해 애썼다. 오는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적지 않은 한국 감독들이 모국의 아성을 위협한다.

17일 양궁계에 따르면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해외진출 감독은 이재형, 문백운, 임채웅, 구자청, 이항용, 이충헌, 배재경 등 일단 7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공식적으로 진출한 지도자를 고려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크호스로 평가를 받는 말레이시아의 이재형(51) 감독은 동남아 양궁의 대부로 통한다. 이 감독은 1996년부터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으며 말레이시아 지휘봉을 잡은 지가 14년째다. 그는 말레이시아 양궁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사실 덕분에 한국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말딩크(말레이시아의 히딩크)’로 불린다.

구자청(47) 대만 감독은 1985년 세계선수권대회,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국가대표 출신이다. 그는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감독을 맡았고 현대모비스 감독, 대한양궁협회 유소년 육성 책임자로 지내다가 대만에 갔다.

이충헌 네팔 감독은 계양구청 선수, 배재경 카타르 감독은 인천제철 선수로 활동했다. 임채웅 인도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중국 하얼빈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문백운 감독은 세계양궁연맹에서 순회 지도자, 이집트 감독을 지내다가 박만석, 이유미 부부 감독의 뒤를 이어 이란 지휘봉을 잡았다. 이항용 인천 부개고 감독은 내년 초까지 학교에 휴직계를 내고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 대표팀을 이끈다.

지도자들의 해외 진출은 한국 양궁의 우수성을 세계에 홍보하는 역할도 하지만, 동시에 한국 양궁이 보유한 고도의 선수 육성 노하우가 경쟁국에 고스란히 유출돼 결국 한국에 타격을 입힌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양궁의 40개 출전국 가운데 무려 11개국의 감독이 한국인 지도자였다.

한편 한국선수단도 약세 종목에서는 해외 지도자에게 손을 벌리고 있다. 대한체육회가 집계한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 명단에 따르면 전체 선수단의 코치 177명 가운데 외국인은 10명이다. 육상과 카누, 승마, 하키, 공수도, 크리켓 등 여섯 종목에서 세계 정상급 수준의 기술을 전파하러 한국에 들어온 이들은 이번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열매를 맺기 위해 선수들과 호흡하고 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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