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경희대 호텔관광대 석사과정의 중국교포 엄문연 씨가 ‘외국인 학생이 보는 서울관광’을 발표했다. 그는 외국인 유학생과 관광객들을 인터뷰해 서울의 매력과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냈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서울의 맨 얼굴은 어떠했을까?
그는 서울의 매력을 다섯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쇼핑. ‘한국산(Made in Korea)’ 제품이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음식. 다양하고 풍부한 맛의 전통음식에다 깔끔하고 세련된 식당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가 만점이다. 세째는 전통과 역동적인 현대문화의 융합. 경복궁, 중앙박물관 등에서 한국의 깊은 역사를 느낄 수 있고 명동, 홍대거리, 대학로 등에선 젊음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네째는 엔터테인먼트. K-팝 등 한류는 물론 한밤에도 식지 않는 ‘야간 문화(Night Life)’는 세계 최고다. 다섯째는 의료. 세계 수준의 기술에 저렴한 가격, 친절한 서비스는 물론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형 얼굴을 만들 수 있다.
그는 동시에 다섯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첫째는 소통. 외국어 서비스가 부족하고 한국인들도 외국어에 서툴다. 둘째는 교통. 대중교통에서 언어소통이 어렵고 택시의 경우 바가지 요금의 위험이 상존한다. 세째는 부족한 안내시설과 불편한 웹과 모바일 안내시스템. 네째는 쇼핑위주의 관광 프로그램. 여행사들이 저가여행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화장품과 특산품 매장으로 끌고가 상업주의의 노예로 만들려 한다. 다섯째는 킬러 콘텐츠의 부족. 서울만의 차별적인 콘텐츠로 내세울 만한 것이 마땅치 않다.
이런 매력과 문제점의 결과는 무엇일까? ‘한 번 다녀오고 나면 다시 갈 필요를 느끼기 어려운 곳’이 된다는 것이다.
청책토론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이 지난해 1000만 관광시대를 열었고, 4~5년 내 20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서울시민도 행복하고 관광객도 행복한 관광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열 독창적인 계획이나 청사진을 찾기 어려웠다. 박 시장의 강점인 시민과 함께 하는 립서비스만 보일뿐 ‘서울’ 하면 떠올릴 서울만의 그 무엇은 잘 보이지 않았다. 가까운 미래는 물론 10년, 20년 후 세계에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디테일한 플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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