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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금융막장드라마 KB사태, 종지부 찍어야
KB금융사태가 막판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15일 개최된 긴급 이사회에서 임영록 회장의 자진 사퇴를 권고, 이제 막장까지 간 상황이다. 자진 사퇴하지않을 경우 해임안 의결이 불가피하다. 이번 사태는 KB금융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금융회사의 부실한 지배구조와 CEO의 자질 부족을 여실히 표출됐다. 주인 없는 관치구조와 낙하산 인사, 리더의 자질 부족 등이 빚어낸 한편의 금융계 막장 드라마인 셈이다.

KB사태의 당사자인 임영록 회장만 해도 그렇다. 리딩 뱅크격인 초대형 금융회사가 수개월째 파행과 혼란에 휩싸이고 편싸움으로 경쟁력을 추락시킨 장본인이다. 억울한 점도 있겠지만 CEO로서의 막중한 책임과 KB금융의 앞날을 감안, 조기에 사퇴하는게 도리였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등 상위 감독기관이 직무정지 등 중징계를 연달아 내리고 급기야 KB금융지주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자진 사퇴를 권고하는 상황에 이르렀음에도 임회장은 여전히 버티고 있다.

당장 KB금융과 10개 계열사는 금감원 감독관이 파견돼 모든 업무를 일일이 간섭받아야 하는 처지다. 임직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할 정도다. 금융기관으로서 생명이나 마찬가지인 신뢰를 잃은 점은 향후 봉합까지 수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자신 결백을 위해 버티는 임회장의 태도는 CEO자질면에서도 낙제점 이하다.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거버넌스 체제 역시 형편없음이 드러났다. KB금융 지주 이사회는 대표 이사 선임은 물론 해임을 결정할수 있는 막강한 기구이다. 분산된 주주를 대신해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할 의무가 주어져 있다. 그럼에도 어제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는 임회장이 스스로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만을 제시하는데 그쳤다. 지난 5월 내분사태가 표면된후 4개월만에 처음 열린 이사회에서 회장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결정을 한 것이다. 난파선이 된 KB금융을 건질 수 있는 유일한 최고 의결기구가 단호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강건너 불구경식이다. 관치구조에 물든 탓이다. 한국 금융산업이 후진적 답보상태에 머무는 핵심이유다.

이번 KB 금융 사태도 관치의 출발인 낙하산 입성에서 시작됐다. 다른 줄을 타고 온 낙하산 경영진간의 다툼이 내홍의 원인이었고 조기 수습에 걸림돌이었다. 중징계, 직무정지, 검찰고발, 사퇴권고로 이어진 지난 4개월 동안 금융감독원 등 감독기관 역시 관피아 선후배가 포진,제역할을 못한 결과다. 관치 척결과 금융지배구조 개혁이 절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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