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미아삼거리 먹거리촌 골목 한가운데 특이하게 고즈넉한 한옥 한채가 자리잡고 있다. 문틈으로 살짝 들여다보니 제법 많은 여성 손님들이 보인다. 고개를 들어 위를보니 "대관령 한우 포차"란 간판이 보인다.
일단 명품한우전문점인가 해서 들어가본다. 그런데 한우고기전문점 치고는 분위기가 꽤 젊다. 대한민국 명품브랜드인 '대관령한우'를 포장마차에서 판다? 그 이유가 궁금해 주인에게 물어본다. 대관령한우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맛볼 수 있도록 포차라는 형태로 대중적으로 다가가게 표현을 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대관령한우는 서울에서 먹기가 꽤 귀한편이다. 백화점과 몇몇 대형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귀하디 귀한 한우고기를 이곳 대관령 한우 포차에서 맛볼 수 있다니 마치 오래된 다락방에서 초등학교 시절 보물을 찾은 느낌이다.
가장 처음 주문한 것은 불고기다. 대관령 한우 포차에서 내온 불고기는 대관령한우의 앞다리살과 목심을 섞어 육질이 연하기 때문에 주문과 동시에 양념해서 요리를 한다고 한다. 맛을 보니 신선한 고기맛과 함께 기분좋은 단맛이 입안 가득하게 퍼져나갔다. 다음으로 차돌박이 샐러드를 주문하자 대관령한우의 차돌박이에 땅콩소스로 만들어진 샐러드가 나왔다. 일단 뷰가 멋지다. 고급 샤브샤브집에서 차돌박이를 살짝 데쳐서 땅콩소스에 찍어 먹던 기분이 난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고기의 맛을 내는 육회를 주문해보았다. 데코레이션을 꽤 신경쓴 듯한 비쥬얼의 세가지맛 육회가 나왔다. 소금,간장,고추장으로 각각 양념을 한 대관령한우 육회는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다.
이런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 궁굼해 쉐프에 대해 물어보니 훌륭한 요리에 걸맞게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대관령한우포차의 쉐프는 전직 꽤 잘나가던 광고인이었다. 그것도 누구나 들으면 다 아는 거대광고대행사의 AE출신이다.
대관령은 바람의 나라이며 강원도의 심장이다. 그곳에서 자란 명품 한우의 건강함을 이곳 대관령 한우 포차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한옥을 개조해서 고전미를 살리면서 현대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깔끔한 인테리어가 대관령 한우 포차의 멋을 한층 살려준다.
낮에는 카페로 저녁6시부터 대관령한우를 맛볼 수 있는 포차로 변신하는 대관령 한우 포차. 미아삼거리뿐만 아니라 근처에서 꽤 괜찮은 맛집으로 곧 소문이 날것 같다. ☎ 02-987-09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