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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 푸틴 갈등에 미소짓는 시진핑
[헤럴드경제=박영서 베이징 특파원]우크라이나 사태, 시리아 공습 등을 놓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시진핑(習近平ㆍ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미소짓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간 힘겨루기에서 중국의 전략적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슬람국가’(IS) 격퇴에 되도록이면 많은 나라를 참여시키려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이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와 시리아는 불법 침략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우방들도 신중한 입장이다. 독일은 공습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고 영국과 프랑스는 공습참여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이 시리아 공습에 힘을 실어주기를 바라면서 손을 내미는 양상이다.

이에 중국은 국제사회가 테러대처에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미국의 시리아 공습 결정을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국제법과 주권은 존중돼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중국이 이번 공습에 반대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미국이 ‘중동의 늪’에 빠진다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신경을 쓸 여유가 그만큼 없어지게 된다. 미국의 아시아회귀 전략에 고민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두번째는 ‘지하드(이슬람 성전)’에서 돌아온 이슬람계 자국민에 의한 테러위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분리·독립운동을 벌이는 이슬람계 위구르족 1000만명과 다른 1000만명의 일반 이슬람계 주민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중국 국내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있다.

중국 입장에선 미국의 손을 들어주면서 어부지리 격으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 틀어질대로 틀어진 러시아 역시 중국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진핑 주석은 11일 이틀 일정으로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양국 정상간 회담은 지난 7월 중순 브라질에서 열린 데 이어 2개월 만이며 시 주석이 취임 후 푸틴 대통령과 회동한 것은 이번이 총 9번째다.

시 주석은 “현재 양국이 고속철 협력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위성 항법시스템 분야와 대형 여객기, 헬리콥터 등 공동제작 프로젝트도 새로운 진전을 맞고 있다”면서 “밀접한 소통을 통해 외부의 위험과 도전을 공동으로 억제함으로써  각자의 발전과 진흥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은 전략적인 대형 프로젝트 협력을 지속적으로 촉진해 나가야  한다”면서 “특히 중-러 간 서부 가스관 프로젝트가 조속히 시작돼 양국 에너지 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금융 협력과 통화 스와프 확대, 브릭스(BRICS) 개발은행의  공동건설도 추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현재의 양국간 협력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석유ㆍ가스, 핵에너지(원자력), 항공, 금융, 기초시설 건설 등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중-러 간 서부 가스관 연결 프로젝트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매우 중시하고 있다”면서 건설을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이 언급한 서부 가스관 프로젝트는 이미 합의된 동부 가스관 프로젝트와 별도로 러시아 서부와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를 직접 잇는 것으로 현재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테러리즘ㆍ분리주의ㆍ극단주의(3개 세력)를 결연히 타격해 나가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설명했으며 시 주석은  ”근본 원인을 찾아 모순을 해결해야 하며 포용성 있는 대화를 통해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앞서도 시 주석은 유럽과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반대하며 푸틴 대통령에게 화답한 바 있다.

올초 중국은 안보리 15개 이사국이 크림자치공화국 주민투표 무효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을 때 기권표를 던지며 러시아를 간접 지원했다. 그 결과 중국은 지난 5월 10여년간 끌어온 러시아와의 천연가스 협상을 마무리했다. 서방으로의 천연가스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가 한발 양보하면서 이뤄진 협상이었다.

미국과 러시아의 힘 겨루기에 있어 중국은 균형추 역할을 하면서 전략적 수혜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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