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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권신장 외치면서 위안부 모르쇠…두얼굴 아베
여성판 다보스포럼 도쿄서 개막…日기업 여성임원 비율 1.2% 그쳐


일본의 ‘여성판 다보스포럼’이 12일 도쿄에서 개막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 대사 등 세계 각계 여성 지도자 약 100여명이 참석해 여권 신장을 논의하는 국제 심포지엄이다.

그러나 대표적인 여성 인권 침해 사례인 군 위안부 문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두 얼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여성 다보스포럼의 모토는 ‘성장동력으로서의 여성의 힘’이다. 아베 총리는 이 포럼을 매년 정례화해 “전세계 경영자 및 정치인이 모이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일명 다보스포럼)와 유사한 형태로 만들 것”이라며 공언해왔다. 일본의 소극적인 여성 사회진출을 해소시키기 위한 반전 카드인 셈이다.

아베 총리가 ‘위미노믹스(아베 총리의 여성 경제참여 활성화 정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경기 위축 가능성을 여성 인력을 투입해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러나 “일본 정부의 여권 신장 움직임이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위미노믹스’가 성별 할당제 등 수치화된 목표일 뿐 사회에 만연한 노동 문제에는 눈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일본 주식회사’는 악명 높은 잔업과 비효율적 노동생산성, 특유의 여성 비하 문화 등의 문제를 노출시켜 왔다.

미쓰비시 UFJ 리서치의 야지마 요코 컨설턴트는 “일과 생활의 균형, 노동 생산성, 숙련 여성 노동자, 노동 방식의 다양화에 관한 문제”라며 “이는 일본 기업들이 지난 20년 간 고심해온 것들”이라고 말했다.

성별 할당제도 ‘뜨거운 감자’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 세계경제포럼에서 “나는 성별 할당제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여성은 자신의 능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기에 아베의 ‘여성 다보스포럼’이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태도와 모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국의 여성 인권 신장을 부르짖으면서 2차 대전 당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여성의 인권을 유린한 것에 대한 사죄는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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