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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인사이드] 호텔에 꽂힌 재벌家 3세들의 불꽃경쟁 왜?
[특별취재팀 = 윤현종 기자] 인천 영종도에 호텔이 또 하나 들어섰습니다. ‘그랜드하얏트 인천’의 웨스트타워입니다. 500객실 규모입니다. 2003년 개관한 이스트타워(522객실)를 합치면 1000실이 넘습니다. 아시겠지만, 이 시설은 한진그룹이 펼치고 있는 호텔사업의 일환입니다. 인천에서 태어나 지금의 한진그룹을 일군 고 조중훈 창업주의 유지일까요. ‘홈타운’을 배경으로 한 세(勢) 넓히기가 눈에 띕니다.

한진 호텔사업 중심에는 조현아(40) 칼호텔네트워크 대표가 있습니다. 조양호(65)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 대표는 2009년부터 이를 총괄해 왔습니다. 3일 있었던 호텔 개관 기자회견에도 참석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습니다.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대표 (대한항공 부사장)


조 대표는 재벌가 3세를 대표하는 ‘여주(女主)’로 꼽힙니다. 그런데 이들은 대체로 호텔ㆍ리조트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다른 그룹에도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큰 딸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입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셋째 딸 정윤이(46)씨도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를 맡고 있습니다.

 그 밖에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장녀 정유경(42) 신세계 부사장은 조선호텔에서 근무하다 1996년 임원으로 승진했습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차녀 신유미(31)씨는 2010년부터 롯데호텔 고문을 맡고 있습니다. 

소위 재벌가 ‘공주님’들이 대거 호텔업계에 발을 들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소 억측일 수 있습니다만, 관련 업계에선 여성 특유의 섬세한 캐릭터가 이 분야와 어느정도 어울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객실 내 작은 흠 하나도 사업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게 ‘호텔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들여다볼까요. 재벌가 차세대 여주인들의 ‘호텔앓이’는 학창시절의 적성을 살리려는 개인적 비전, 그리고 가문 간 경쟁 사이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조현아 대표와 이부진 사장이 그 전형입니다. 조 대표는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 학사, 그리고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원 출신입니다. 이부진 사장은 연세대 아동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언뜻 보면 아동학 전공은 호텔경영과 큰 관련 없어보이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실제 제주 신라호텔엔 베이비시터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숙박객 중 영유아 엄마들 상당수가 ‘사장이 아이 엄마여서 그런지 (서비스의) 세심함이 마음에 든다’며 만족해 한다는 후문입니다.

향후 호텔사업 확대에 대한 조 대표의 의지는 강합니다. 그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도 “시장 상황에 맞춰 새로 호텔을 짓거나 운영할 계획”이라며 호텔사업의 지속적인 확장 의지를 밝혔습니다. 여전히 진행 중인 경복궁 바로 옆 관광호텔 건립도 ‘그룹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업계에선 서울의 관광중심으로 꼽히는 이곳에 조 대표의 호텔이 들어서면 한진그룹의 호텔사업의 영역도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호텔 사업에 적극적인 딸들에겐 이미지 메이킹도 아주 중요해보입니다. 재벌 3, 4세들에겐 늘 이런 저런 루머와 논란이 따라다닙니다. 말하나 행동 하나가 잘못 알려지거나 비춰져 곤욕을 치르기도 합니다. 물론 그 반대일때도 있습니다. 이부진 사장은 올들어 눈에 띄는 몇몇 행보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습니다. 지난 2월 운전미숙으로 호텔 정문을 들이받은 택시기사에게 4억원이 넘는 배상의무를 면책해줬습니다. 최근엔 당구선수 차유람의 아이스버킷챌린지 제의에 “기부로 참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유경(42) 신세계 부사장


호텔업은 대표적으로 소비자를 상대하는 분야입니다. 대중적 이미지는 사업에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조 대표가 이번 ‘그랜드하얏트 인천’개관을 기점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갈 지, 그리고 재계 3세들간의 호텔전쟁이 어떻게 전개될 지 주목됩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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