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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수도 라카는 지금 ‘공포도시’
과격세력 장악 ‘암흑 속 질서’…금요일마다 공개처형 · 시신 방치


시리아의 라카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수도다. IS는 라카를 손에 넣은 후 인구 100만명이 살고 있는 이곳에 본부를 설립했다. 전시(戰時)관리체제와 무력을 동원해 라카에 이슬람 원리주의와 현실적인 통치술을 결합한 국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라카 현지 상황을 전하면서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수도에서의 삶은 곧 암흑 속의 질서”라고 평가했다.

NYT 보도에 따르면 라카 시청에는 이슬람위원회가 들어섰고, 과거 재무부 사무실은 이슬람(샤리아) 법정으로 바뀌었다. 교통경찰은 제1 샤리아고등학교를 거점으로 삼았고 라카신탁은행은 세무서가 됐다.

세무 직원들은 상인들에 전기, 수도, 치안유지 명목으로 2개월마다 20달러씩 징수하고 있다. IS 로고가 찍힌 영수증을 받은 상인들은 “아사드 정권 아래서 뇌물로 바친 것보다 싸다”고 말했다.

귀금속점을 경영하는 점주는 “폭력배가 지배하는 나라가 아니라 존경받는 국가에서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현실에 만족해 했다. 하지만 과격세력에 의해 유지되는 질서는 살얼음판이다. 17세기 영국의 철학자 홉스가 쓴 국가론인 ‘리바이어던’과 닮았다. 리바이어던은 구약 성경 ‘욥기’에 나오는 바다 속 괴물로, 괴물이 돼 통제받지 않는 권력을 일컫는다. IS는 매주 금요일마다 자행되는 공개처형과 엄격한 사회규범으로 주민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유엔 시리아 인권조사위원회(CO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IS가 장악한 시리아 북부와 북동지역은 매주 금요일마다 광장에서 참수형과 채찍질이 자행된다. 시신은 며칠 동안 방치해 주민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고 있다.

도둑질을 한 사람은 손목이 잘리고, 머리카락과 얼굴을 제대로 가리지 않은 여성들은 막대기로 두들겨 맞는다. IS는 이 모든 것이 자신들의 종교 율법에 따른 처형이라고 정당화하고 있다.

‘종교경찰’이라는 조직은 라카의 공공장소에서 담배와 물담배 피우는 것을 금지하고 카페를 강제 폐쇄시켰다.

라카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IS조직은 과격한 젊은이들로 넘쳐나고 대부분이 외국인”이라며 이들을 통치보다 폭력 자체에 사로잡힌 청년들로 묘사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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