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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제1야당 끝모를 추락…정치인생 최대위기 맞은 박영선
세월호특별법 협상 내용 두차례나 번복…장외투쟁은 분열만 초래 지지율 반토막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요즘 매일 살얼음판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제1 야당 당대표 대행과 원내대표를 모두 맡고 있는 탓에 꽉 막힌 세월호 정국 속에서 박 위원장은 연일 정치 시험무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어디서도 답답한 상황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한 달 전 비장함으로 충만했던 박 위원장은 지금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신세가 됐다.

가장 큰 원인은 본인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위원장은 야당 대표로서 세월호특별법 처리에 합의해 놓고도 두 번이나 협상 내용을 번복했다. 협상 결과에 대한 세월호 유족들의 반발에 마음이 무거워진 쪽은 여당보다는 박 위원장이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의원 등 당내 동료 의원들이 세월호 유족들이 공감하지 못하면 다시 협상해야 한다며 광화문에 나가 단식을 벌인 것도 박 위원장을 압박했다. 


돌파구가 절실했던 박 위원장은 장외투쟁을 병행하는 배수진을 쳤지만 결집은 커녕 분열을 유발했다. 박 위원장이 국회 본청 앞에서 80여명의 의원들을 이끌고 비상행동 결의대회에 나섰을 때 15명의 다른 의원들은 당의 장외 행동에 반대한다고 서명했다. 해묵은 강온파 대립이 재발되자 창당 초기 40%에 육박했던 지지율은 반토막이 났다.

그나마 일정 지분을 갖고 있던 정국의 주도권도 서서히 소멸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여당과 유족끼리만 협상을 벌이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들러리됐다는 비난에도 박 위원장은 말을 아꼈지만, 여당과 유족 간 갈등만 확인돼 박 위원장의 인내는 묻히는 꼴이 됐다.

최후 보루 수단으로 박 위원장은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중재를 부탁했지만, 콧대 높은 여당은 “의장은 협상의 디테일을 모른다”며 사전 차단에 나섰다. 그러자 이제 박 위원장은 사회지도층이 나서달라며 읍소까지 하고 있다.

그럼에도 협상 한쪽 키를 쥐고 있는 쪽은 분명 박 위원장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여야 당사자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여당과 유족 간 대화는 끊겼다. 추석 전 이 난국이 풀리지 않는다면 치명상을 입는 쪽은 그 누구보다 박 위원장이다. 2004년 정계에 입문한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박 위원장이 10년간 쌓은 정치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이유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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