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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내년 팽창예산, 재정 건전성 대안부터 내놔야
정부와 새누리당이 내년 예산규모를 올해보다 5%정도 늘어난 373조원 수준에서 편성키로 했다. 경기진작을 위해 벤처ㆍ창업 생태계 활성화와 내수 기반 확대, 투자여건 확충, 청년ㆍ여성 고용률 제고에 집중 투입한다는 것이다.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7.6% 늘린 14조3000억원으로 증액하고 사회간접자본(SOC),설비투자 지원, 보건의료관광, 콘텐츠 등 서비스산업 지원 예산을 대폭 늘리는 게 골자다.

경기부양이 시급한 만큼 예산을 확장적으로 책정, 집중 투자하는 것은 옳다. 최경환 부총리가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과감하게 편성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최부총리가 지난 7월 입각하면서 재정ㆍ금융ㆍ세제를 망라한 강력한 경제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겠다거나 당분간 재정건전성은 신경쓰지 않겠다며 10%안팎의 팽창예산 편성을 시사, 확장적 재정정책은 일찍이 예고됐었다.

일본식 장기 복합불황에 빠지지않기 위해서는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초기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쏟아붓는 게 불가피하다. 일본의 불황은 당초 10년에서 20년으로 늘었고 엄청난 예산을 뿌리고서도 현재 진행중인 점은 사시하는 바 크다. 1%대의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나 정부부채 수준을 감안하더라도 팽창예산을 편성할수 있는 여건이기도 하다. 저성장의 고착화나 산업의 조로화, 극심한 내수부진이 발목을 잡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세수 바닥이 훤히 보이는 처지에 예산을 마구 쓸 수는 없다. 박근혜정부는 2013~2017년 중기 재정지출 계획에서 연평균 증가율을 3.5%로 제시한 바 있다. 경기불황에 세수 감소 등 제반 여건과 안팎의 경제환경을 감안한 수치다. 이를 무시한채 내년 예산 증가율이 중기 재정지출계획의 연평균 증가율을 앞지른다면 2017년 목표의 균형 재정 달성 불가는 물론 재정건전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

물론 경기부양이 효과를 거둬 세수가 늘어나면 조기에 빚을 갚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빚내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격이다. 국가경쟁력도 26위로 지속 추락하는 상황이다. 우선 복지예산을 다시 짜고 예산낭비사례를 철저히 챙겨 새는 길목을 차단해야 한다. 국회와 감사원의 지적한 비효율사업 1592건중 55.2%가 예산낭비로 드러난 게 이를 말해준다. 아울러 채무부담은 미래세대의 짐이다. 여야가 표만 의식해서는 안된다. 팽창예산이 불가피하다면 재정건전성에 신뢰를 줄만한 대안을 먼저 내놓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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