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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정장선> 집권에서 멀어지게 하는 장외투쟁과 단식
한치 양보없는 극한대립의 정치
세월호 교훈도 국가개조도 요원
독재시절 통하던 투쟁방식 벗고
시대 맞는 새 패러다임 만들어야



세월호 사건이 처음 났을 때 우리의 민낯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 충격이었다. 이 사건의 배후에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부패와 부도덕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의 부실이 세월호를 침몰시켰다고 했다.

우리는 지금 한국의 정치 수준에 또 놀란다. 세월호 진상조사는 이 사건 후속조치의 하나이다. 앞으로 세월호에 나타난 문제점을 거울삼아 국가 개혁을 하자는 중대한 과제 또한 남아있다. 그럼에도 진상조사를 위한 정치권 논의가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국회조차 올스톱 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정치 수준에 또 놀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왔는지 용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정치 수준에서 세월호의 교훈도 국가 개혁도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것은 나만의 기우일까.

가장 깊은 이유는 불신이다. 국민은 정부와 여야를, 여야는 서로를 못 믿는다. 그러니 될 게 없다. 유병언 전 세모회장 사체가 발견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유병헌 사체가 맞는다고 발표했어도 국민 57%는 못 믿겠다고 했다. 국민 18%는 아예 응답조차 안했다.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한국의 청소년 12%만 한국 사회를 믿는 다고 했다.

불통의 정부ㆍ여당은 작금의 현실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불신의 사회, 망가지는 정치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와 여당이다. 추락하는 야당에 날개가 없다는 비아냥을 듣는 지금의 새정치연합도 진실로 변해야 한다. 야당은 선거에 연이어 지면서 혁신과 변화를 외쳤다. 그러나 지금 마지막 수단인 장외투쟁과 일부 의원들의 단식까지 모든 수단을 다 해보지만 성과는 없고 지지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의 불통과 오만, 유가족의 정부ㆍ여당에 대한 불신이 커 어려움이 있다지만 옛날 방식대로 투쟁만 하니 그런게 아닐까 생각한다.

야당이 어려울 때 종종 장외투쟁을 한다. 그리고 의원직 사퇴와 단식투쟁도 한다. 가장 소중한 국회활동과 의원직, 건강 등 무언가를 희생시킨다는 측면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군부 독재 시절과 같은 때라야 성과가 있는 것이다.

의원직 사퇴를 시도한 의원이 여럿 있지만 실제 물러난 적은 없다. 사퇴한다 해도 믿질 않으니 보좌진들도 사표를 내고 사무실에서 아예 철수도 해보았지만 나중에는 슬그며니 다시 복귀했다. 이젠 동료의원들 조차 믿질 않는다. 그리고 최근 각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단식투쟁이다. 일리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하는 단식은 어색하다. 전에도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여러 국회의원들이 단식을 했지만 기억에 남질 않는다. 단식투쟁은 힘도 없고 정말 자신들의 주장을 알릴 길도 없는 약자들이 하는 것이다. 단식에 대한 정의는 명확하지 않지만 구금권력에 대한 저항의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간디의 옥중 단식, 아일랜드 독립전쟁에서 잡힌 수감자들의 단식 투쟁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3년 군부독재 시절 자택 감금되었던 김영삼 전대통령의 23일 단식이 유명하다. 지금 국회의원들이 하는 단식에 감동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원을 힘없는 약자라 보질 않기 때문이다. 

장외투쟁도 마찬가지이다. 장외투쟁을 수없이 했지만 성과는 별로 없었고 나중에는 복귀 명분을 찾기에 바빴다. 김대중 전대통령조차 국회는 어떠한 경우에도 포기하면 안된다고 했다.

장외투쟁은 국회에서 정부를 추궁할 공간이 사라지고 어려운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에 직면해야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야당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새정치연합의 혁신은 이제 장외투쟁과 단식, 의원직 사퇴 같은 과거 방식을 끊어 버리는 길에서 시작해야 한다. 과거 독재 시절같은 방식으로 투쟁해아 한다는 강박의식에서 벗어나 시대에 맞는 방식을 만들어 내야 집권의 길이 열린다. 역으로 지금과 같은 투쟁방식을 여당은 내심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시대와 국민은 이미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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