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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전히 제멋대로 증권사 실적 추정치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2분기 어닝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가 제멋대로인 경우가 많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실적 전망치가 정작 기업이 내놓은 성적표와 큰 차이를 보이면서 증권사 분석 능력이 의문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각 기업의 실적 추정치는 주요한 투자지표인 만큼 증권사들이 엉터리로 전망치를 내놓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 된다.

▶기업 5곳 중 1곳만 실적추정치 정확= 2일 헤럴드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주요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148곳의 증권사별 실적추정치 괴리율을 살펴봤다. 종목별로 증권사가 영업이익을 가장 높이 올려잡은 곳과 낮게 잡은 곳의 차이가 5% 미만인 종목은 30개(21%)에 불과했다. 상장사 다섯 곳 중 한 곳만 실적 추정치가 정확했다는 얘기다.


괴리율을 10%로 확대하면 62개 종목이 해당됐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실적추정치보다 10% 이상인 경우 ‘어닝 서프라이즈’, 10% 아래인 경우에는 ‘어닝 쇼크’로 분류한다. 추정치가 실적에 미치지 못하는 어닝쇼크는 해당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한 탓이 가장 크다.

그러나 괴리율의 절대값이 커질수록 얘기는 달라진다. 증권사가 실적 추정치를 잘못 내놓아 기업이 예상범위에서 크게 벗어나는 실적을 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 영업이익 전망치와 실제 잠정치와의 괴리율이 30% 이상 달하는 상장사는 39개(26%)나 나왔다. 괴리율이 40% 이상인 곳도 25곳에 달했다. 특히 괴리율이 100% 넘게 차이가 나는 상장사도 5곳이나 나왔다. 결국 상장사 4곳 가운데 1곳의 실적 전망치는 주먹구구식으로 산출됐다는 의미다.

▶삼성생명ㆍ삼성SDI 괴리율 최대=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상장사는 삼성SDI다. 증권사들은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을 233억원으로 추정했지만 실제 영업이익은 7억원대에 머물렀다. 전망치와 실제 영업이익의 차이가 무려 226억원에 달해 괴리율은 -96.85%였다. 현대로템과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 괴리율은 모두 -70%대였다. 700억원대 영업이익 적자를 예상했으나 1조 103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 16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으나 502억원 적자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 등도 증권사들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났다. 133억의 영업이익을 낸다고 예측됐지만 13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CJ E&M, 355억원 영업이익이 전망됐지만, 적자 197억원을 낸 대한항공 등도 마찬가지다.

반면 삼성생명, 삼성엔지니어링, OCI머티리얼즈, AP시스템, LG상사는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삼성생명은 증권사들이 2분기 영업이익을 1835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이익 잠정치는 5591억원이었다. 괴리율만 204.71%이다. 삼성엔지니어링과 LG상사, AP시스템, OCI머티리얼즈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와 잠정치 사이 괴리율은 각각 177.20%, 152.87%, 122%, 107.74%에 달했다. 이밖에 한국전력(67.24%), 골프존(58.08%), 삼성중공업(41.93%), 컴투스(40.91%), 바텍(39.17%), 아모레퍼시픽(37.65%) 등도 증권사 추정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표를 발표했다. 사실상 이들 기업에 대한 증권사 추정치는 엉터리였다는 얘기다.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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