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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연안 여객선 공영제 안전운항 뿌리내리는 계기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일 국무회의에서 적자항로 공영제 도입, 주요 항로 진입장벽 철페, 안전관리ㆍ감독 업무 해수부 일원화, 여객전담 승무원 및 선장 승무기준 상향 등을 골자로 하는 ‘연안 여객선 안전관리 혁신대책’을 보고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4개월 넘게 현장을 지키며 사고 수습에 헌신했던 주무 장관이 내놓은 대책이기에 무게감이 남다르다.

적자항로 공영제는 다소 때늦은 감이 들 정도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여객선은 섬주민의 유일한 교통수단이자 갈수록 느는 행락객들이 의존하는 교통편이다. 도시의 버스공영제나 준공영제가 꼭 필요한 공익적 제도인 것과 마찬가지 성격을 띠고 있지만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해 전체 99개 연안항로에서 약 1600만 명이 이용했고 이중 일반 이용객이 1250만 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주요한 대중교통수단이다.

현재 준공영제 방식의 보조항로가 있긴 하다. 모두 26개 보조항로 운항사에 정부와 지자체가 해마다 100억 원 가량을 지원한다. 그러나 이 혈세가 선사들의 경영 부실을 메우는 용도로 전락하고 있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에서 보듯 선사의 도덕적 해이만 키울 뿐 안전운항 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여객선사의 영세성도 문제다. 여객선 업체 63 곳 중 자본금 10억 원 미만 업체가 70%쯤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형편에 노후선박 교체 등은 어쩌면 한가한 소리일 수도 있다. 새 여객선 건조비용의 10~20%로 해외에서 중고선을 구입할 수 있는데 자금력이 없는 여객선사들이 신규 선박을 주문할 리 없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 기업가의 비뚤어진 탐욕이 맞물리면서 생겨난 게 바로 세월호 참사다.

우리 선사들의 제반 현실을 감안할 때 여객선 공영제가 안전운항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단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도 적자를 어느정도 보전해주는 보조항로 26곳을 대상으로 성공모델을 만들어 민간 부문이 스스로 따라오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를위해 정부와 선사들이 선박 건조비를 일정 비율로 분담해 배를 만든 후 지분을 공유하는 ‘선박 공유제’ 도입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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