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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전이 경로 첫 발견…新치료제 개발 ‘눈앞’
엄홍덕 박사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암 전이가 일어나는 유전자 경로가 밝혀져 새로운 치료기술 개발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원자력의학원 엄홍덕 박사팀이 암세포 전이를 촉진하는 효소를 처음 찾아내고 이를 제어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암 전이는 암세포가 원래 발생한 조직이나 장기로부터 다른 조직이나 장기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 암’으로 불리는 전이암은 치료 방법이 극히 제한적이고 치료효과가 낮은 경우가 많고, 이에 대한 원리가 밝혀진 바가 없어 극복이 어려웠다.

실제 지난 1997년부터 2011년까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암 환자 생존율이 66.3%인데 비해 전이암 생존율은 18.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홍덕 박사팀은 폐암 세포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콤플렉스(complex) I 효소가 암 전이를 촉진하는 핵심 인자임을 처음 밝히고 이 효소의 조절 경로를 입증했다. 

콤플렉스 I 시스템에 의한 암 전이 조절 과정

콤플렉스 I 효소는 활성산소 생성을 통해 암 전이를 촉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포 사멸 단백질로 알려진 ‘Bax 단백질’ 결합하는 경로를 밝혀내 암 전이 제어기술의 개발이 가능해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또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p21 단백질이 암 전이를 촉진하는 물질을 분해해 암 전이를 억제하는 것과 이 과정에 관여하는 여러 단백질들의 분자적 결합과정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전이를 억제하는 다양한 치료법의 실용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 향후 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따른 암 전이 예방ㆍ치료시술 개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p21 시스템에 의한 암 전이 조절 - 1. p21이 p53, Mdm2, Slug과 함께 결합체를 형성. 2. 이 상태에서 Mdm2가 유비퀴틴(Ub)을 Slug에 부착하여 Slug의 분해를 유도. 3. 암 전이 촉진인자인 Slug의 분해 결과로 암 전이가 억제.

연구를 주도한 엄홍덕 박사는 “그간 암 환자에게 콤플렉스 I과 p21 변이가 많이 관찰됐으나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이번에 규명된 전이 경로를 바탕으로 암 전이 억제를 극대화하는 물질이나 기술을 개발하면 암 전이를 사전에 차단해 암환자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래부에서 지원하는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분자생물학ㆍ암 생물학 학술지인 ‘EMBO Reports’와 ‘Oncotarget’에 두 편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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