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삼성 3세경영 사업개편 가속…순환출자 핵심 ‘물산 통합’ 관심
삼성重-삼성ENG 합병 배경 · 전망
계열사 사업개편 본격화…마지막 ‘구조조정 퍼즐’ 건설·중공업
통합 삼성重, 물산 건설과 합병여부 촉각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은 지난해 말부터 급격하게 피치를 올리고 있는 삼성그룹 사업ㆍ계열사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또 삼성엔지니어링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플랜트 시장 수익 악화와 저가 수주의 여파로 지난해 1조원 넘는 손실을 기록하면서 자체적으로도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

▶속도내는 사업구조조정=삼성은 지난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계열사 사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향후 3세 후계 구도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올들어 6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이 뭉쳤고, 7월에는 삼성SDI와 옛 제일모직이 단일 법인으로 출범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통합 법인은 오는 12월 출범할 예정이다.

사업 간 ‘선 긋기’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옛 제일모직은 삼성SDI와 합병하기전 패션 사업을 삼성에버랜드로 넘겨 소재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그 사이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는 급식ㆍ식자재 유통 사업은 물적분할해 삼성웰스토리로 분사했고, 건물 관리 사업은 에스원으로 양도했다.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도 급속도로 이뤄졌다. 삼성의 알짜 비상장 계열사였던 삼성SDS와 제일모직도 각각 연내, 내년 1분기 중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5월과 6월 발표했다. 화학 사업을 위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을, 에너지ㆍ소재 사업을 위해 삼성SDI와 옛 제일모직을 합치면서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삼성의 ‘구조조정의 퍼즐’이 바로 건설ㆍ중공업 사업이었다.

연내 출범하는 ‘통합 삼성중공업’이 삼성물산 건설 부문과 합병해 ‘통합 건설사’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럴 경우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을 큰 축으로 하는 그룹 순환출자 구조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을 뿐 아니라 삼성전자(4.1%)와 ‘삼성 3세’ 모두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SDS(17.1%)와 제일모직(1.5%)의 주주이기도 하다.

▶제작ㆍ설계 갖춘 종합플랜트사 탄생으로 판도변화 예상=삼성엔지니어링은 수익성이 악화되자 2012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해양플랜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해양플랜트 모듈 제작 전문업체인 성진지오텍 지분을 인수하고,지난 해 초에는 오프쇼어사업부를 ‘사업본부’로 격상시켰지만 시장 진입 장벽은 높았다. 당시 구원투수로 나섰던 것이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해 11월 오프쇼어사업본부 인력 100여명을 삼성중공업에 파견 형태로 위탁했다. 삼성중공업은 2009년부터 4년여에 걸쳐 수주한 나이지리아 에지나 부유식원유생산저장및하역설비(FPSO), 이른바 ‘에지나FPSO’ 프로젝트에 엔지니어링 인력을 투입했다. 이 때부터 사실상 두 회사의 해양플랜트 부문 업무상 합병이 이뤄진 셈이다.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이 합병할 경우 글로벌 플랜트 업계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해양플랜트는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 빅3가 주도하고 있지만 설계는 사이펨, 테크닙 등 해외 전문 엔지니어링 업체의 몫이었다. 설계 비용이 전체 비용의 10%가까이 되기 때문에 수익성 강화를 위해서는 설계 능력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제작’능력과, 엔지니어링의 ‘설계 및 관리’ 능력이 결합하게 되면서 기존 해양플랜트 업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종합플랜트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의 강점 분야인 설계를 비롯해 구매, 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해양플랜트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은 본격적으로 해양플랜트 사업 다각화가 가능해진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테크닙, 사이펨 등 글로벌 엔지니어링 업체는 설계면에서 우수한 역량을 갖췄지만 제작은 조선사에 하청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작 능력을 바탕으로 엔지니어링 분야까지 확대하는 것은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신상윤ㆍ박수진 기자/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