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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9월 워싱턴 외교전 앞두고 남북 고위급 접촉 받아들일까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9월 남ㆍ북한의 고위 외교안보 정책 인사들이 차례로 워싱턴을 방문해 북핵 문제와 북미 관계개선 등을 두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우리 정부가 제시한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한 북한의 선택이 주목된다.

리수용 외무상은 9월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UN) 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교수장이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19년 만이다. 최근 오바마 행정부가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한반도 담당 보좌관을 오랜 기간 공석으로 남아있던 6자회담 특사에 임명하면서 리 외무상이 미국 측과 공식ㆍ비공식 접촉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가운데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추석을 전후해 워싱턴을 방문,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인사들을 만나 대북 정책을 조율할 예정이다.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례협의 차 이뤄지는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지만 리 외무상이 미국과 접촉하기 전 한ㆍ미 양국이 미리 입을 맞춰놓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을 사이에 두고 남북한이 외교전을 벌이는 양상이 되면서 북한이 우리 정부가 제안한 남북 고위급 접촉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높아졌다. 북한은 지난 달 중순 우리 정부가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19일에 열자고 제시한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해 아직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으로선 리 외무상이 미국에 가기 전 경색된 남북관계를 먼저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북한의 가장 큰 외교적 목표인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폐는 6자회담 등 북핵 문제 해결 과정과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 미 의회가 지지 부진한 6자회담 진행과정을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적 실패로 규정하며 압박하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라도 남북 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5ㆍ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북한이 원하는 남북 경제 협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남북 고위급이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ㆍ러시아와의 황금평, 나진ㆍ선봉 특구 개발이 예상보다 진척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북한으로선 남한과의 경협 재개가 절실한 상황.

김 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5ㆍ24 조치 해제에 대해 한ㆍ미 양국이 입장을 조율할 가능성이 높아 북한이 미리 우리 정부와 이에 대한 교감을 나누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북 전문가는 “이번 외교전의 향방에 따라 남ㆍ북은 물론 북ㆍ미관계에도 변화의 흐름이 생길수 있다”면서 “남북 간 신뢰 구축과 실질적 협력 증진이 이같은 변화로부터 양측에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북한에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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